특검서 무고 밝히겠다는 박 대통령…청와대 "특검 중립성" 강조, 특검 임명도 '산 넘어 산'

입력 2016-11-20 21:02 수정 2016-11-21 03:01

지면 지면정보

2016-11-21A3면

'최순실 국정 개입' 중간 수사결과

법안 거부 땐 국회 재의결해야
특검 임명 거부해도 방법 없어
박근혜 대통령 직접조사가 특별검사의 과제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 박 대통령 변호를 맡은 유영하 변호사(사진)가 20일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에 반발해 “특검 때까지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겠다. 중립적인 특검에서 무고함을 밝히겠다”는 강경 방침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벌써부터 특검 수사도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무엇보다 지난 1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특검법안이 박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돼 있다. 법안에 따르면 특검 후보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두 야당이 합의해 두 명을 추천하고, 대통령이 이들 가운데 한 명을 임명하도록 했다.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이 “중립성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있다”며 반대의사를 밝혀온 이유다.
대통령이 ‘중립성 보장’을 이유로 특검법안을 거부하면 특검은 시간과의 싸움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연내 시행도 장담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헌법 53조에 따르면 대통령은 국회에서 보내온 특검법안을 15일 이내에 공포해야 한다. 이를 거부하면 국회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찬성을 거쳐 재의결할 수 있다. 이렇게 재의결된 특검법안까지 대통령이 공포하지 않으면 5일 뒤 국회의장이 대신 공포할 수 있다.

대통령은 야당이 추천한 두 명 후보 중 특검을 임명해야 하지만 임명 자체를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특검을 임명하지 않는다고 해서 대통령을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은 없다. ‘시간 끌기’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특검을 거부하면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수사를 계속 받아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선택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특검 후보 두 사람 중 한 명을 대통령이 고를 수 있기 때문에 특검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법학교수는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본 청와대 측이 방어가 가능한 대목을 발견했을 수도 있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대통령이 특검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재의결과 국회의장 대리 공포를 거쳐 6일가량 걸리는 특검 임명절차를 거친다면 최장 26일의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다. 검찰 조사를 안 받겠다고 선언한 청와대로서는 여론의 향방을 지켜보면서 특검법 시행 시기를 저울질할 시간을 벌 수 있는 셈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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