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 '장거리 퍼팅 마술'…연장 접전 끝에 '왕중왕'

입력 2016-11-20 18:20 수정 2016-11-21 01:37

지면 지면정보

2016-11-21A35면

LF포인트왕중왕전 우승

고진영·장수연 등과 막판 대결
신들린 버디쇼…통산 5승
마술 같은 버디 퍼팅 두 개가 승부를 갈랐다.

한국여자프로골프 특별 경기인 2016LF포인트왕중왕전(총상금 1억7000만원)에서다. 세 차례의 연장전 끝에 우승자가 가려졌다. 주인공은 ‘퍼팅의 여왕’ 이승현(25·NH투자증권·사진)이었다.

20일 전남 장흥 JNJ골프리조트(파72·6499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2라운드에서 18개 홀을 모두 마친 뒤 이승현과 고진영(21·넵스), 장수연(22·롯데), 김해림(27·롯데) 4명이 최종합계 7언더파 137타를 기록하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16번홀까지 이승현, 장수연, 김해림이 공동선두였으나 17번홀(파5)에서 고진영이 버디를 잡아내며 연장에 합류했다.

이들은 18번홀(파4)에서 치른 첫 번째 연장전에서 모두 파를 적어내며 두 번째 연장전에 돌입했다. 장수연의 세컨드 샷이 돋보였다. 정교한 아이언샷으로 그린 위 컵 3m 위치에 공을 떨어뜨렸다. 고진영은 그린 앞 러프, 김해림은 컵에서 5m 거리에 공을 세웠다. 이승현의 공은 컵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15m 거리에 섰다.

장수연에게 유리한 상황이었다. 고진영이 칩인버디에 실패한 뒤 이승현 차례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침착하게 그린의 언듈레이션과 거리를 살핀 이승현이 퍼팅을 하자 공이 왼쪽의 얕은 경사를 타고 컵 쪽으로 굴러갔다. 컵 앞 30㎝ 앞에서 크게 오른쪽으로 돌더니 그대로 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갤러리들이 “와!”하는 감탄 섞인 환호성을 질렀다. 두 번째 연장전에서 우승을 기대했던 장수연의 표정에 아쉬움이 비쳤다. 파를 기록한 고진영과 김해림은 탈락했다.
세 번째 연장전에서도 이승현의 버디 쇼는 계속됐다. 이승현의 세컨드 샷은 공을 그린 끝 프린지에 올렸다. 반면 장수연은 컵으로부터 6m 거리에 공을 세웠다. 다시 장수연에게 유리한 상황이었다. 여기서 다시 한 번 반전이 일어났다. 퍼터를 잡은 이승현의 퍼팅이 그대로 컵으로 빨려들어간 것이다. 갤러리들은 계속되는 장거리 버디쇼에 감탄사를 내뱉었다. 장수연은 기세에 눌린 듯 버디를 잡아내지 못했고 왕중왕 타이틀을 이승현에게 내줬다.

이승현은 이번 우승으로 올 시즌을 ‘상복 터진 해’로 만들었다. 이승현은 지난 7월 문영퀸즈파크 챔피언십 우승 이후 석 달 만인 지난 10월 말 혼마레이디스클래식에서 시즌 두 번째이자 통산 5번째 우승을 수확했다. 이승현이 한 해에 두 번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4일 팬텀클래식에선 생애 첫 홀인원을 잡아내 1억7000만원짜리 BMW의 대형 세단 7시리즈를 부상으로 받았다. 2013년 왕중왕전 첫 대회에 이어 3년 만에 다시 ‘별 중의 별’이 된 이승현은 “올 시즌은 90점 정도를 주고 싶을 정도로 최고의 해였다”며 “내년에도 이 기세를 이어가 좋은 모습으로 팬들 앞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LF포인트 왕중왕전은 대회 때마다 커트 통과, 톱10 입상, 연속 대회 톱10 입상 등 성과에 따라 포인트를 부여해 상위 8명과 초청선수 2명 등 모두 10명이 출전해 36홀 스트로크플레이로 우승자를 가린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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