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로금리 패러다임 바뀌겠지만 추세단정은 이르다

입력 2016-11-18 17:41 수정 2016-11-18 21:57

지면 지면정보

2016-11-19A31면

국제 금융시장의 ‘트럼프 발작’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낯선 리더십 등장에 따른 일시적 혼선을 넘어 양상이 복잡해지고 있다. 채권금리 급등세가 잘 보여준다. 미 국채 10년물은 트럼프 당선 다음 날부터 가파른 오름세다. 9월 초 연 2.0%를 돌파하더니 지금은 연 2.3%에 육박한다. 이머징마켓의 투자금 이탈도 만만찮다. 미국과의 금리차가 좁혀지면서 ‘달러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빠져나오고 있다. 이는 신흥국 통화와 채권값을 연쇄적으로 떨어뜨리고 있다. 반면 ‘달러화지수’는 2003년의 역사적 고점에 근접했다.
트럼프의 확장적 재정정책 공약이 발작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국채발행 증가를 예상한 채권시장에서 조기 프라이싱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호무역으로 물가가 오르고 인플레가 유발될 것이란 전망도 금리를 밀어올린다. 때마침 재닛 옐런 미 중앙은행(Fed) 의장은 금리인상을 강력히 시사하며 트럼프와의 간극 좁히기를 시도 중이다.

현재로선 트럼프 발작의 경과를 예상하기 힘들다. 공약을 얼마나 어떻게 이행할지가 일단 불확실하다. 국제금융시장의 초저금리에 대한 피로도 역시 워낙 크다. 금융위기 이후 8년간 시장을 지배한 초저금리,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발작 장기화는 트럼프로서도 부담이다. 목표로 하는 제조업 강화, 수출 확대 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급작스런 초금융완화의 마무리는 채권거품 붕괴와 함께 주식·부동산시장을 조정압박으로 밀어넣을 수밖에 없다.

시장안정에 중요한 것은 변화의 속도다. 장기 추세는 결국 펀더멘털이 결정짓는다. 다분히 심리적인 현상에 과민반응하는 건 금물이다. 미국과 글로벌 경제의 성장이 뒷받침돼야 새 추세가 자리잡을 수 있다. ‘제로금리 패러다임’은 바뀌겠지만 추세 판단은 아직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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