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기료 개편, 근본문제 제쳐두고 땜질로 끝낼 건가

입력 2016-11-16 17:41 수정 2016-11-16 21:47

지면 지면정보

2016-11-17A39면

정부와 새누리당이 전기요금 당정 태스크포스(TF) 회의를 통해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6단계에서 3단계로 줄이고, 바뀐 요금체계를 12월1일부터 적용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또 교육용 전기요금 혜택을 확대하는 한편 산업용 전기요금 문제는 결론을 내지 않고 논의를 이어가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근본적 개편보다 땜질식 처방으로 적당히 끝내겠다는 얘기로도 들린다. 또 하나의 정치적 요금 결정이 될 것이라는 애초 우려를 빗나가지 않았다.

당정의 이런 의도는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 의장 발언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김 의장은 “어느 단계 요금 구간도 손해보거나 추가로 돈을 더 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최저구간 요금은 올리지 않고, 중간구간과 최고구간 요금만 낮추겠다는 것이다. 어수선한 정국에 민심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그러나 이는 미봉책이다. 툭하면 원전은 불안하다며 더 이상 못 짓게 하고, 화력발전소는 미세먼지 등 환경문제 때문에 안 된다는 판국이니 전기요금을 무조건 싸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님은 자명하다. 그러나 정치권은 이런 부분은 얼굴을 돌리고 있다. 정치권 전체가 포퓰리즘에 빠져 있다.

당정이 전기요금 TF를 출범시킬 때만 해도 전기요금체계를 바로잡기 위한 구조개편 문제도 함께 건드릴 듯하더니 그런 얘기는 쑥 들어가고 말았다. 한전 외 민간사업자의 참여를 통한 판매 경쟁도 말만 앞섰을 뿐 처음부터 그럴 의지가 없었던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민간 발전사는 적자, 공기업은 흑자라는 이상한 산업구조가 바뀔 수도 없고, 소비자의 선택권 확대 또한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경쟁 도입 없이는 원가 시비, 용도별 전기요금 적정성 논란 역시 해결될 수 없음은 물론이다. 선진국은 바보라서 전력산업 구조를 개편하고 경쟁을 도입하는 게 아니다. 일본도 경쟁체제를 도입해 소비자 선택권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전기요금체계 정상화와 전력산업 구조개편은 불가분의 관계다. 구조문제에는 손을 안 댄 채 요금만 갖고 정치적 흥정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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