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포용과 도전' 모임서 정국 해법 제시

"정치권 당리당략 펼칠만큼 한가한 상황 아니다
모든 정당 대표 연석회의 열어 거국총리 인선을"
“지금 (정국 해법으로) 제시할 수 있는 방안은 ‘질서 있는 하야’다.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대통령을 질서 있게, 늦지 않게, 순서에 따라 물러나게 해야 한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사진)은 14일 국회에서 열린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주도 ‘포용과 도전’ 모임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대통령 탄핵 주장이 나오는데, 가장 큰 죄목은 나라를 수치스럽게 만든 죄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의장은 “국민 전체로부터 불신받는 대통령이 어떻게 국정을 수행할 수 있겠느냐”며 “국민의 마음을 이렇게 아프게 하고, 나라의 체통을 깎고, 국격을 떨어뜨린 대통령은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 총리는 대통령을 대신해 모든 행정권을 장악하고 통치해야 한다”며 “반드시 헌법을 개정해 차기 대통령은 새 헌법 체계 하에서 선출하고 새 공화국으로 출범해야 한다”고 개헌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대통령은 당분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처럼 의전적·상징적 존재로만 남아 있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권이 정권을 잡느냐를 두고 당리당략을 펼칠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며 “당장 모든 정당의 대표자들이 모여 연석회의를 열고 여기서 거국내각 총리 인선을 합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여야 정치권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리더는 많은데 리더십이 보이지 않는다”며 “각 정파의 지도자라는 사람이 한자리에 모일 생각은 하지 않고 중구난방인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은 속수무책인데 국회와 정당은 각자도생·아전인수이니 이게 바로 나라가 기울어지는 모습”이라며 “청와대가 마비상태면 국회가 마지막 보루가 돼 흩어진 민심을 수습하고 국정 방향을 잡아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부에서 이 사태를 내심 즐기는 듯, 표정관리하는 모습도 읽혀진다”며 “요구하고 윽박지르는 역할은 국회나 야당보다는 시민단체·운동권이 더 잘하는 일”이라고 야당을 겨냥했다. 그는 “국회와 정당이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의 빗발치는 요구를 수렴해 방향을 제시하고 대책을 내놓기 위해서”라며 “당신(야당) 말고도 시위에 참여할 국민은 더 많다. 이런 식으로 하면 대통령 다음으로 국회·정당이 국민으로부터 버림받게 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더 이상 집권당도 여당도 아니다. 민심은 싸늘하고 당은 구심점을 잃었다”며 “모두가 죄인이라는 생각으로 죽어야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의 질서 있는 하야가 가능한 이유를 지난 12일 시위에서 읽었다”며 “우리 국민은 이번 시위를 통해 놀랄 만큼 성숙한 자세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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