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우조선, 대마불사 나쁜 선례의 반복 되나

입력 2016-11-11 17:29 수정 2016-11-12 03:55

지면 지면정보

2016-11-12A31면

대우조선 자본확충 계획이 우여곡절 끝에 확정됐다. 산업은행이 1조8000억원을 출자전환하고, 수출입은행도 1조원어치의 영구채를 인수하기로 했다. 자본확충이 마무리되면 대우조선은 완전자본잠식에서 벗어난다. 7300%인 부채비율은 900% 선으로 낮아져 재기를 꾀할 수 있게 된다.

채권단에 앞서 기획재정부도 ‘조선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내놓으며 대우조선 지원에 나섰다. ‘수주절벽’ 해소를 위해 11조원어치, 선박 250척 이상을 정부가 직접 발주하는 내용이다. 이 중 대우조선이 강점을 지닌 군함 잠수함 등 특수선 발주액이 7조5000억원에 달한다. ‘이렇게 2018년까지 버티면 기회가 올 것’이라며 최악을 막기 위해 불가피하게 차악을 택했다는 게 정부와 채권단의 설명이다.

채권단은 출자전환 조건으로 노조에 ‘고통분담 확약서’를 요구 중이다. 파업금지, 인력구조조정 등 자구계획의 이행을 압박한 것이다. 하지만 노조는 “직원들의 희생만 강요한다”며 반대를 분명히 했다. 한진해운이냐 대우조선이냐 하는 선택에서 대우조선은 노조 덕분에, 정치 덕분에 살아났다는 지적도 있다. 노조는 그 점을 기억해야 한다. 여기서 한발만 더 나가면 국민들의 인내심이 폭발할 수도 있다.

산업은행도 보유지분 49.7% 중 22%를 소각하고 나머지도 10 대 1로 감자하면서 고통을 분담한다. 다른 주주들도 그렇다. 공적자금은 공짜가 아니다. 영구채를 사주는 수출입은행이 정부 돈 1조원을 지원받아 BIS비율을 기준치로 힘겹게 끌어올린 게 불과 두 달 전이다. ‘대우조선 살리기’ 과정은 ‘대마불사’의 전형을 밟고 있다. 유사시 피해가 50조원을 웃돈다는 주장이 구제금융 이유가 되고 있다. 경쟁사들로서는 그 자체로 불공정한 일이다. 자칫 공멸을 부를 수도 있다. 채권단은 노조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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