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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어느 왕이 벼룩을 길렀는데 아들처럼 소중히 여긴 나머지 재단사를 불러 비단 외투까지 지어 입혔다. 기고만장해진 벼룩은 마구 설쳐대며 대신과 궁녀들을 물어댔지만 감히 아무도 손대지 못했다.”

괴테의 ‘파우스트’ 1부에 나오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풍자적 노래다. 베토벤의 독일어 가곡, 베를리오즈의 ‘파우스트의 겁벌’ 중 짧은 프랑스어 노래도 있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무소르크스키의 러시아 가곡이다.

전체적으로 비아냥거리는 투의 노래인 데다 특히 피아노와 인성(人聲)으로 묘사된 비웃음 소리는 모두의 어리석음을 꾸짖는 듯하다. 손가락으로 눌러 죽이면 됐을 것인데 말이다.

그동안 그저 비유를 위한 노래로 생각했는데, 지금 이 땅에 실제 벌어진 이야기와 너무 닮아서 다시 듣는 느낌이 폐부를 찌르는 듯하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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