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익금 330억원 배분, 이것이 연구소기업 모델이다

입력 2016-11-08 17:18 수정 2016-11-08 23:39

지면 지면정보

2016-11-09A35면

공공연구기관 보유 기술 사업화를 위해 자본금의 20% 이상을 출자해 연구개발특구 내에 설립하는 ‘연구소기업’이 대박을 터뜨렸다는 소식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정부출연연구소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이 2006년 화장품 연구개발업체 한국콜마홀딩스와 함께 설립한 제1호 연구소기업 콜마비앤에이치의 보유 주식을 팔아 얻은 1차 매각 수익금 330억원 가운데 절반인 165억원을 기술개발과 이전에 참여한 연구자 17명에게 배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술료 수익 중 50%를 연구자 기여도에 따라 나누도록 한 연구개발특구법에 따른 성과 배분이다. 이 중 연구자 4명은 10억원 이상의 보상금을 받았고, 향후 추가 주식 매각이 이뤄지면 100억원대 보상금을 받는 연구자도 나올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침체된 정부출연연구소에 큰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새로운 시장, 새로운 기술을 찾아 나선 한국콜마와 항암치료 보조식품 제조기술, 화장품 관련 나노기술을 보유한 원자력연구원의 합작은 단지 연구자의 성공 신화만 가져다준 게 아니다. 지난해 매출 2361억원, 영업이익 344억원을 올린 콜마비앤에이치는 현재 시가총액이 6500억원에 달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기술이전을 받은 뒤 건강기능식품, 고순도 화장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승승장구한 결과다. 기술이전 대가로 콜마비앤에이치의 지분 37.8%를 확보한 원자력연구원도 함께 대박을 터뜨렸다. 1차 수익금 배분의 절반을 가져가면서 연구개발 재투자, 연구소기업 재출자, 성과 사업화 등을 위한 새로운 재원을 확보했다. 기술이전을 통해 기업·연구소·연구자 모두가 승자가 된 성공 모델이다.

연구소기업은 288개사가 운영 중인 데다 급증하는 추세여서 후속 성공사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콜마비앤에이치는 연구소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해 차익을 거둔 첫 사례라는 점에서 다른 정부출연연구소 연구자는 물론이고 창업자들에게도 큰 자극제가 될 게 분명하다. 그동안 투입한 연구비에 비해 성과가 저조하다는 비판을 받아온 정부출연연구소가 연구소기업을 통해 재탄생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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