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인공 다이아몬드

입력 2016-11-07 17:31 수정 2016-11-08 03:56

지면 지면정보

2016-11-08A35면

권영설 논설위원 yskwon@hankyung.com
다이아몬드는 천연 광물 가운데 단단한 정도, 즉 경도(硬度·hardness)가 가장 높다. 다이아몬드에 흠집을 내거나 자르려면 다른 다이아몬드를 써야 한다. ‘영원한 사랑’의 상징으로 결혼식 예물로 쓰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실제로 영원한 것은 아니다. 다른 물체로 충격을 가했을 때 견디는 힘인 강도(剛度·strength)는 의외로 평범하다. 망치로 내려치면 깨진다. 또 불에도 약해 섭씨 760~875도 사이에서 완전연소된다. 화재 현장에서 다이아몬드는 이산화탄소로 바뀌어 감쪽같이 사라지기도 한다.
대륙 지각 아랫부분에 있던 원석이 화산활동으로 지표에 가까운 부분까지 올라온 것이 다이아몬드 광산이다. 기원전 7~8세기께 인도에서 처음 발견됐다. 15세기까지는 부의 상징이 아니라 승리와 권력의 표상이었다. 1304년 인도 무굴제국 당시 발견된 ‘코이누르(빛의 산이라는 뜻)’는 크기가 600캐럿이나 됐다. 빅토리아여왕 때 이 다이아몬드를 차지한 영국이 108캐럿 크기로 세공해 여왕의 왕관에 장식했다.

이후 18세기 브라질, 19세기 남아공에서 대규모 다이아몬드 광산이 발견되고, 20세기 초 세공술이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다이아몬드는 최고의 보석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계기는 1935년 영국이 식민지 시에라리온에서 다이아몬드 광산을 발견하고는 자국 기업인 드비어스에 98년 독점채굴권을 준 일이었다. 이후 드비어스가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를 캐치프레이즈로 마케팅비를 쏟아붓고 또 가격과 물량을 조정하며 20세기 말까지 시장을 주물렀다. 한때 80%에 달하던 드비어스의 점유율은 캐나다 러시아 등의 약진으로 지금은 40%대로 떨어졌다.

인공 다이아몬드가 시장을 넓혀가면서 다이아몬드업계에 비상이 걸렸다는 외신 보도다. 제조방법은 어렵지 않다. 흑연이나 다이아몬드 분말을 초고온과 초고압 상태에 두면 탄소원자 1개를 중심으로 주변에 4개의 탄소원자가 결합한 사면체인 천연다이아몬드와 동일한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미 육안으로는 진짜와 구별하기 어려운 수준에 도달했다고 한다.

드비어스는 저렴한 감별기를 개발해 도매업체와 액세서리 업체에 보급하는 등 어떻게든 ‘진짜’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인공 다이아몬드가 나왔다지만 아직은 천연에 비해 20~30% 싼 정도에 불과해 여전히 보통사람에겐 그림의 떡이다. 그러나 희귀해서 보석이라고 불리던 그 가치만큼은 이제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권영설 논설위원 yskw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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