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지는 새누리당

강석호 최고위원직 사퇴
비박 '별도 지도부' 구성도 논의
이정현 "대통령 도와야" 사퇴 거부
비박(비박근혜)계 대선주자인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사진)가 7일 박근혜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했다. 당내에서 금기시하던 대통령 탈당 문제가 수면으로 떠오르면서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반발하는 등 여권 전체가 균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의 최종 수호자인 대통령이 헌법을 훼손하며 국정을 운영했다”며 “대통령이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정신으로 당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탈당은) 너무나도 당연한 조치가 아니냐”며 “(당헌·당규는) 박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에 만든 것이고, 이를 적용해 출당 조치를 시킨 당원도 있다”고 했다.

김 전 대표는 그가 당 대표직을 수행한 시기인 2014년 7월부터 2년여간 겪었던 대통령과의 불통도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과 청와대에 ‘노(No)’라고 얘기했지만, 패권세력에 의해 좌절한 바 있고 말할 수 없는 수모도 겪었다”며 “헌법 가치를 위반한 대통령은 탄핵의 길로 가는 것이 헌법정신이지만, 국민의 불행을 막기 위해 모두가 요구하는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즉각 수용하고 총리 추천권을 국회로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일한 비박계 지도부 멤버로 김 전 대표의 측근인 강석호 최고위원은 이날 사퇴를 선언했다. 강 최고위원은 “새로운 인물로 당명, 당 로고까지 바꾸는 혁신적 작업이 없다면 대선에서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지 못할 것”이라며 회의장을 나갔다. 비박계 3선 의원들은 국회에서 별도 회동을 열어 이정현 대표의 즉각 사퇴를 요구했다. 황영철 의원은 회동 직후 “(당 지도부 사퇴가 관철되지 않으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각오를 하고 있다”며 “따로 당 지도부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친박계만 남은 최고위원회의는 대통령 탈당과 당 지도부 사퇴를 모두 거부했다. 이 대표는 “어려움에 처한 대통령을 도울 수 있도록 조금만 위기관리의 시간적 여유를 허락해 달라”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의 당적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판단하실 문제지만 나는 (탈당을) 반대한다”고 했다.

친박계 이장우 최고위원은 “무책임 정치에 앞장서는 김 전 대표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2014~2015년 최순실과 차은택이 활개치고 다니던 시절 당 대표는 김무성이 아니었느냐”고 날을 세웠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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