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벤, 안병훈 드디어 만났어요!" 꿈 이룬 터키 소년 에페

입력 2016-11-06 17:54 수정 2016-11-06 20:51

열 두살 터키 소년 에페 오우즈한의 꿈은 세계적인 프로 골퍼다.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면 얼마나 근사할까.’

갤러리의 환호 속에서 그린재킷을 입은 자신을 상상할 때마다 그는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은 느낌이 들곤 한다. 얼마 전부터 방안에 그의 우상 ‘빅벤(big ben)’의 사진을 붙여 놓은 것은 자신에게 거는 비밀의 주술이다. 빅벤은 코리안 특급 안병훈(25·CJ)의 애칭. 안병훈은 지난해 유퍼피언 투어 메이저 대회 BMW챔피언십을 제패한 뒤로 에페처럼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갖는 마니아 팬들이 크게 늘었다.

“잠들기 전 그의 얼굴을 매일 들여다봐요. 빅벤의 화려한 백스핀 샷을 닮고 싶거든요.”
에페는 원래 차세대 골프 황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따라다녔다. 하지만 지금은 안병훈의 열렬한 팬이다.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한 샷 한 샷 정성을 쏟는 그의 모습에 푹 빠졌다.

안병훈의 팬이 된 뒤부터 생긴 새 목표는 그의 싸인공 수집이다. 이 목표를 지난 5일 드디어 이뤘다. 터키 안탈랴에서 열린 유러피언 투어 터키항공오픈에서다. 고향인 이스탄불에서 안탈랴까지 485km를 날아와 사흘간 안병훈을 따라다닌 끝에 싸인공을 손에 넣는 데 성공했다.

“열심히 해서 꿈을 꼭 이루라”는 안병훈의 격려와 함께였다. 에페의 아버지 알프 오우즈한은 “에페의 스윙코치가 안병훈의 샷을 유심히 지켜보라고 항상 말해왔는데, 그에게서 격려까지 받아 에페가 너무 행복해했다”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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