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문서 원문 살펴보니
박근혜 대통령은 4일 최순실 씨 국정개입 사태를 사과하는 대국민 담화에서 ‘사이비 종교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사이비 종교를 거론한 것은 구속된 최씨의 아버지이자 종교인으로 알려진 최태민 씨와의 관계가 예사롭지 않다는 세간의 의혹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런 의혹을 뒷받침하는 근거 중 하나로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미국대사의 기밀문서 내용(사진)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 언론은 버시바우 전 대사가 본국과 일본 러시아 대만 등 여러 나라의 미국 정부기관에 보냈다는 보고서의 내용이라며 “최태민 씨가 인격 형성 시기의 박 대통령을 정신적, 육체적으로 완전히 통제했다”고 인용했다.

보고서 내용의 출처는 폭로전문 웹사이트로 유명한 위키리크스다.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2007년 7월20일 버시바우 전 대사는 ‘한국의 대통령 선거: 아직도 소용돌이에 빠진 정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보냈다. 당시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 자리를 놓고 박근혜 후보와 이명박 후보가 치열하게 경합하던 한국 내 분위기를 전하는 문서다.

문서에 쓰여진 정확한 표현은 “‘최태민 씨가 박 후보의 심신을 완전히 통제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Rumors are rife)”였다.

일부 언론은 ‘소문이 파다하다’는 내용을 적시하지 않은 채 버시바우 전 대사가 사실로 확인한 것처럼 단정해 보도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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