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추상화 선구자 유영국 화백
덕수궁관서 내년 3월까지 기획전

서울 세종대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리는 ‘유영국, 절대와 자유’전을 찾은 관람객이 1957년작 ‘Work’를 감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유영국 화백(1916~2002)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유영국, 절대와 자유’ 기획전이 4일부터 내년 3월1일까지 서울 세종대로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작가를 조명하는 ‘한국의 근대미술 거장 시리즈’에서 변월룡, 이중섭에 이은 세 번째 전시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의 자연을 아름다운 색채와 대담한 형태로 빚어낸 최고의 조형감각을 지닌 화가”라고 평가받는 유 화백의 작품 105점이 나온다. 작가의 생전과 사후를 통틀어 최대 규모다. 전시장은 모두 네 부분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전시실에는 일본 도쿄에서 유학한 1930년대부터 고향인 경북 울진으로 돌아온 1943년까지의 작품을 전시했다. 합판을 자르고 이어붙여 단순한 기하학적 모양을 만든 부조가 주를 이룬다. 작품의 유연한 곡선과 광택 등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전시실에는 1960년대 작품이 있다. 유 화백의 최절정기 작품으로, 이번 전시의 핵심이다. 이때부터 유 화백은 부조가 아니라 회화를 주로 작업했다. 해, 산, 하늘, 바다 등 고향의 자연을 추상적 이미지로 바꿔 강렬하고 힘이 느껴지는 작품을 남겼다. 이 시기에 유 화백은 원색을 과감하게 사용했다. 그러나 촌스러운 느낌을 주지 않고 세련된 감각을 살리는 예술적 성과를 거뒀다. 개인 소장품이라 평소 감상하기 어려운 작품이 많다.

1970년대부터 마지막으로 그림을 그린 1999년까지의 작품은 네 번째 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이 시기 유 화백의 작품은 강렬함에서 벗어나 부드러움으로 나아간다. 1960년대 작품에 비해 선이나 색의 사용에 있어 조화, 평화, 평형 같은 감각이 도드라진다. 김인혜 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유 화백은 ‘60세까지는 기초 공부를 좀 해보고 이후 자연으로 부드럽게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는데 실제로 그런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구글 아트앤컬처’ 웹사이트에도 유 화백의 작품을 올렸다. 구글이 자체 개발한 ‘아트카메라’를 활용해 유 화백의 작품 20점을 초정밀 촬영한 다음 인터넷으로 세계 어디서든 볼 수 있게 했다. 전시장에서는 유 화백의 사진과 생전에 사용했던 붓 등 기타 자료 50여점도 볼 수 있다. 관람료는 성인 3000원, 초·중·고교생 및 65세 이상은 무료.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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