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밖에서도 수난]

외국 '과징금 폭탄'에 속수무책…기업들 "공정위 도대체 뭐하나"

입력 2016-11-01 18:08 수정 2016-11-02 01:48

지면 지면정보

2016-11-02A3면

해외파견 경쟁관 4명뿐…"호소할 곳이 없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7월 ‘업무개선 간담회’에 민간 기업인들을 불렀다. 참석한 기업인은 뜻밖에도 해외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신흥국에서 무리한 조사를 받아도 호소할 곳이 없다”며 공정위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당시 간담회를 주재한 공정위 고위관계자는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1년이 넘었지만 공정위가 신흥국에 경쟁관(해외 공관에 나가 있는 공정위 공무원)을 추가로 파견했다는 소식은 없다.

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해외에 나가 있는 공정위 경쟁관은 총 4명이다. 경쟁관은 현지 국가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한국 기업을 돕고 현지 경쟁당국의 동향을 파악하는 게 주 업무다. 이 중 3명은 선진국에 있다. 미국 워싱턴의 한국대사관,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EU) 한국대사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대표부가 있는 프랑스 파리에 한 명씩이다. 신흥국 중엔 중국 베이징 한국대사관에 나가 있는 한 명이 전부다.

기업들은 동남아시아, 남미 등 신흥국에 경쟁관을 파견하지 않는 데 대해 “공정위가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동남아에 진출한 한 대기업 임원은 “신흥국에선 한국 공무원을 통하지 않으면 현지 경쟁당국의 조사 때 정보를 얻거나 의견을 전달하는 게 쉽지 않다”며 “대사관에 있는 공무원들은 공정위 출신이 아니어서 그런지 적극적인 도움을 받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꼬집었다.
공정위도 한계를 인정하고 있다. 해외 파견 경쟁관 정원을 추가하려 해도 ‘자리 늘리기’란 눈총을 받는 것을 꺼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공정위는 기업 대상으로 ‘해외 경쟁당국 동향설명회’를 열거나 해외 경쟁당국의 동향에 대한 이메일 송부 서비스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공식 행사는 2015년 11월 공정경쟁연합회와 공동 개최한 ‘해외 경쟁법 동향 및 대응방안 설명회’ 이후 열린 적이 없다. 공정위 해외경쟁법 관련 홈페이지에 게시된 설명회 자료는 2010년 7월 것이 가장 최신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해외에서 근무하는 경쟁관들이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자주 개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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