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 모를’ 해적당 돌풍에 떨고 있는 아이슬란드 기업들

입력 2016-10-28 10:47 수정 2016-10-28 10:50
온라인 시민활동가를 중심으로 4년 전 출범한 아이슬란드 해적당이 29일 조기 총선거에서 맹위를 떨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제계가 불안해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체가 불분명한 정치세력이 집권하면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우려에서다.

FT에 따르면 해적당 지지율은 지난 18개월간 중도우파 성향의 집권당인 독립당과 1위를 다퉈왔다. 지난 4월 아이슬란드 정치인들의 역외탈세 사실이 알려지고,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총리도 조세회피에 연루돼 사임하자 지지율이 한 때 43%가 치솟았다. 현재 지지율은 독립당과 함께 20%대를 기록하고 있다.

해적당은 정부의 투명성과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며 직접 민주주의, 부패 척결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구체적인 정책에 대해서는 명확한 내용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상당수 유권자들이 좌파 정당인지 우파 정당인지조차 모르겠다고 의아해하는 이유다. 뱌르드니 베네딕트손 아이슬란드 재무장관 겸 독립당 대표는 “해적당은 여전히 체계를 갖춰가는 정당”이라며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물어보자’고 할 뿐”이라고 비난했다.
그런데도 해적당 지지율이 높은 이유는 유권자들이 정당 정책에 대한 좋고 싫음보다 이번 선거를 기존 세력과 신흥 세력, 통제와 자유의 대결구도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비즈니스아이슬란드의 한네스 시구르드손 대표는 “우리는 정치적 불확실성 시대에 들어갈 것 같아서 공포를 느낀다”며 “해적당 돌풍으로 현재의 양당 체제가 무너질텐데 아이슬란드에서 다당체계는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이슬란드의 한 기업인은 “해적당에 대해서는 궁금한 것이 너무 많다”면서도 “친기업적이지 않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해적당의 국정운영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FT는 “해적당이 국정운영을 운영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지만 아직 총리를 맡겠다는 의사조차 명확히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아이슬란드는 관광산업 호황 덕분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비교적 수월하게 벗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5만7889달러(세계 7위)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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