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해인사 1637 (2016년)

사진가 임채욱 씨는 지난봄, 경남 합천 해인사 주지스님의 의뢰로 사찰 구석구석 사진을 찍던 중 신기한 얘기를 들었다. 매년 춘분과 추분 오후 3시가 되면 팔만대장경이 수장된 수다라장 입구에 연꽃 문양이 5분간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임씨는 지난 추분날, 설레는 마음으로 카메라를 들고 그곳에 갔다. 흐린 날이었지만 오후 3시가 되자 구름 사이로 해가 나타났다. 둥근 수다라장 입구와 바깥 기와지붕의 그림자가 햇빛과 어우러져 바닥에 연꽃을 그렸다. 마침 한 스님이 그 앞에서 합장을 하니, 마치 화엄사상을 눈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천년 동안 해인사 내부에서만 알려져 왔던 비경이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 (해인사 구광루 12월31일까지)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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