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대란 없어 국민 무관심
'불법' 규정한 정부 관망만
화물연대가 19일 집단 운송거부(파업)를 전격 철회했다. 정부가 지난 8월30일 내놓은 ‘화물운송시장 발전방안’ 폐기를 요구하며 이달 10일 집단행동에 돌입한 지 열흘 만이다.

정부는 이날 화물연대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여 과적 단속을 강화하고 지입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는 집단행동에 들어가기 전 이미 공언한 내용으로 사실상 화물연대가 정부에 ‘백기투항했다’는 분석이 많다.

이로써 지난달 22일 시작된 공공·금융부문발(發) 연대파업 가운데 철도파업만 남았다. 철도파업은 20일로 24일째를 맞는다. ‘철도 민영화 반대’를 외치며 역대 최장기 파업을 기록한 2013년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다.

최장기 파업 기록은 경신했지만 상황은 2013년과 다르다. 파업 23일째인 이날까지 고속열차(KTX)와 수도권 통근열차는 평상시와 같이 100% 정상운행하고 있다. 화물열차 운행률이 50% 이하로 떨어지긴 했지만 정부와 코레일의 선제 대응으로 물류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철도노조가 파업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정부의 공공부문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다. 코레일 노사 간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상 대정부 투쟁으로, 코레일 노사로선 해법이 없는 상황이다.

최장기 파업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정부와 코레일의 대응은 미온적이다. 정부는 파업 전부터 ‘불법 파업’이라고 규정해놓고도 지금껏 이렇다 할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코레일도 매일 파업 참가자와 열차 운행률 수치만 바꿔 끼운 보도자료만 내놓고 있다. 주동자 징계 논의도 파업이 20일이나 이어진 뒤 이뤄졌다.

철도노조는 노동위원회의 조정을 거친 합법파업이라며 맞서고 있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노조 내에서는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얘기도 흘러나오지만 2013년 파업 때처럼 해결사를 자처하는 정치인도 없다.

코레일 안팎에서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노사는 물론 국민들의 관심도 얻지 못하는 이런 파업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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