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민주 의원, 국감에서 지적
“2년 만에 발행액 1000조 ‘안착’… 익일물 48% 달하는 건 문제”

기업어음(CP)을 대체하기 위해 2013년 도입된 전자단기사채가 2년 만에 발행액 1000조원을 넘기며 안착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절반가량이 ‘하루 짜리 만기’인 익일물로, 2008년 금융위기 직전의 미국 상황과 비슷해 관리·감독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예탁결제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단채가 첫 도입된 2013년 발행액은 58조원에 그쳤으나 2014년 476조원, 지난해 994조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2분기까지 528조원이 발행돼 연 1000조원 돌파가 유력하다.

전단채는 종이로 발행되는 기존 CP와 달리 전자 형태로 발행·유통되는 금융상품이다. 위·변조 가능성이 적어 금융사고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전단채는 1억원 이내로 이사회가 결정한 발행한도 안에서 관리되고, 최대 만기가 1년으로 정해져 있다.

박 의원은 하지만 전단채 중 만기가 1일인 익일물 발행상품의 비중이 너무 높은 것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 익일물 발행금액은 482조원으로 전체 발행금액의 48.4%에 달했다. 올 상반기에도 248조원으로 전체의 47%를 차지했다.
박 의원은 “이런 익일물 편중은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발생 때 미국시장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미국 금융회사들은 시장불안에 따른 담보가치 하락으로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에 직면했다”며 “유동성 확보를 위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증권을 시장에서 급매하면서 다른 증권의 담보가치도 연쇄 하락하고, 또 다시 마진콜에 직면하는 악순환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당시 미국 단기사채 시장의 익일물 비중은 70∼80%에 달했다. 과도한 단기 차입으로 인해 대형 증권사들은 매일 1000억~2000억달러의 차환 위기에 노출됐으며, 금융당국 대처를 어렵게 했다는 설명이다.

박 의원은 “전단채가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면서도 “현금 보유를 줄이고 전단채를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유통사, 부실기업에 대한 전단채 투자를 권유하는 증권사들에 대해 경고와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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