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회고록' 진실공방 격화

새누리 '10대 의혹' 제기 총공세
더민주 "명예훼손…강력 대처"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17일 자신이 총장으로 있는 서울 삼청동 북한대학원대에서 회고록 쟁점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현 북한대학원대 총장) 회고록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회고록 중 노무현 정부가 2007년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표결에 앞서 북한에 의견을 구한 뒤 기권했다는 내용에 대해 관련 당사자들의 진술이 엇갈리는 가운데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자 현 야권 유력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북·안보관에 대한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대선 정국도 조기에 달아오르는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17일 문 전 대표를 겨냥해 ‘10대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회고록의 페이지까지 짚어가며 10가지 의문점을 제기한 뒤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자 남북정상회담추진위원장이었던 문 전 대표가 모든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국정조사, 국회 청문회, 특별검사, 검찰 수사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가 의문을 제기한 내용은 회고록 중 △문 전 대표가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해 북한 입장을 확인해 보자고 결론 내렸다는 내용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북한에 물어볼 것 없이 찬성투표하고 송 장관한테 사표를 받을까 하는 생각도 얼핏 들었는데”라고 말했다는 부분 등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인천 지역 ‘이익공유’ 시행 기업인 디와이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초기엔 (결의안에) 찬성해야 한다는 외교부 쪽 주장에 동조하다 나중에 다수 의견에 따라 입장을 바꿨다고 하는데 나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 최측근인 김경수 더민주 의원은 전날 “문 전 대표는 당시 결의안 채택에 찬성 견해였다”고 설명했다.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18일 회의 이틀 전인 16일에 이미 기권을 결정했지만 상황점검 뒤 20일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송 전 장관이 11월20일 백종천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실장에게서 받았다는 ‘쪽지’의 성격을 두고도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백 전 실장은 “송 전 장관이 본 문건은 북한 쪽지가 아니라 국가정보원의 대북 동향 보고였다”고 했다. 김경수 의원은 “인권결의안에 대해 북한에 전달된 반응이나 동향보고로 추측된다”고 했다. 반면 이 전 장관은 “북한 편지가 아니라 북한의 대남 통일전선 사업을 담당하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성명서로 연상된다”고 말했다.

추미애 더민주 대표는 이날 “(문 전 대표의) 명예를 훼손한 것과 관련해 법적 대응 등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은정진/유승호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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