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원장도 오락가락한 김영란법

입력 2016-10-10 18:03 수정 2016-10-11 03:28

지면 지면정보

2016-10-11A6면

'김영란법 혼돈' 한눈으로 보여준 권익위 국감

학생이 교수에게 캔커피·카네이션 주면…"허용된다"→"법령 위반 맞다"
의원들 "상식적으로 납득 안된다"…"법 공포 후 18개월간 뭐했나" 질타
최운열 "법 시행전 정년 마쳐 다행"'
“스승의 날에 아이들이 선생님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것도 김영란법 위반입니까.”(김용태 새누리당 의원)

“의무경찰은 공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돼 있는데 의경이 하는 일은 공무 수행 아닙니까.”(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는 성영훈 위원장. 연합뉴스

국회 정무위원회의 10일 국민권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이 도마에 올랐다. 법을 제정한 국회의원들도 헷갈리는 내용이 많다며 성영훈 권익위원장에게 갖가지 질문을 쏟아냈다. 성 위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과 정반대 얘기를 하는 등 ‘오락가락 답변’으로 혼란을 가중시켰다.
최근 논란이 된 ‘학생이 교수에게 캔커피를 준 경우’가 이날 국감에서도 쟁점이 됐다. 김용태 의원은 “학생이 교수에게 캔커피를 주거나 카네이션을 달아주는 것, 학부모가 교사에게 운동회 때 김밥을 주는 것도 김영란법 위반이냐”고 성 위원장에게 물었다. 성 위원장은 “법령 위반이 맞다”고 답했다. 성 위원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선 학생이 교수에게 캔커피를 준 경우에 대해 “성적 평가철에 받았다면 몰라도 사제지간의 정으로 준 건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정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스승의 날 카네이션까지 법 위반이라면 도대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냐”며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이런 사례들이 김영란법 정착의 최대 암초”라고 지적했다. 성 위원장은 “교육은 공공성이 강하고 깨끗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많은 분야”라며 “음식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 범위 내에 있더라도 원활한 직무수행 및 사교·의례 목적을 충족하지 못하면 제재 대상이 맞다”고 말했다.

교수 출신인 최운열 더민주 의원은 “강의할 때 목이 안 좋아 물을 자주 마셨는데 물이 떨어지면 학생들이 캔커피를 사 오곤 했다”며 “김영란법 시행 전에 정년을 마쳐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민병두 더민주 의원은 “난 김영란법의 강력한 지지자였지만 이렇게 하면 안 된다”며 “카네이션 캔커피 등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것은 과감하게 허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성원 새누리당 의원은 “10만원 넘게 부조금을 받은 경우 전액 돌려주라고 했다가 10만원 초과분만 돌려주라고 하는 등 권익위가 자꾸 유권해석을 뒤집는 것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전해철 의원은 “김영란법이 공포된 지 1년6개월, 시행령을 만든 지 5개월, 헌법재판소 합헌 결정이 나온 지 2개월이 지났는데 권익위는 그동안 무엇을 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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