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근 EY한영회계법인 전무
“대우조선해양 사태는 기업 감사업무가 변화하는 큰 계기가 될 것입니다.”

이동근 EY한영회계법인 전무(사진)는 지난 7일 EY한영이 개최한 ‘회계투명성 제고 방안’ 세미나를 마친 직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전무는 19년간 EY한영에서 삼성, SK 등 대기업 계열 회사 감사를 한 감사전문가로, 회사가 수행한 감사업무가 제대로 됐는지 감시하는 ‘회계사의 감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전무는 한국의 회계투명성 지수를 끌어올리기 위해선 기업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올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발표한 회계투명성 지수 비교 평가에서 61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는 “그동안 기업이 회계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았고, 회계법인도 기업 요구를 들어주는 데 급급했다”며 “이 같은 양상이 오랫동안 고착화되면서 신뢰도가 추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사태는 이 같은 현실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기회로 꼽았다. 그는 “아무리 좋은 제도가 있어도 사회적 합의가 없으면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다”며 “대우조선해양 사태를 계기로 회계감사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제도적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전무는 이미 일부 기업에서 변화가 시작됐다고 설명한다. 포스코 등 몇몇 기업이 최근 감사위원회의 독립성을 인정하고, 이사회 외부감사인 선임 권한 등을 감사위원회로 위임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어서다. 감사위원회가 외부감사인 선임 권한을 가지면 그동안 문제가 돼온 기업과 회계법인의 ‘갑을 관계’가 다소 해소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감사인 스스로 기업의 ‘이상징후’를 잘 포착해야 한다는 점을 되풀이해 강조했다. 특히 영업이익이 나지만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기업, 외부감사인이 감사보고서에 ‘적정’ 의견을 줬지만 강조사항에 우려사안을 기재한 경우 유심히 볼 것을 조언했다.

김태호/이유정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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