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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연합회 "제도 폐지 아니다"
노조 "문제점 드러난 것"
미국 4대 은행 중 하나인 웰스파고의 성과연봉제 폐지 여부를 둘러싸고 국내 금융권에서 날 선 공방이 벌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성과연봉제 도입을 반대하며 지난달 파업에 나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은 “웰스파고의 제도 폐지로 성과연봉제 폐단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주장하는 반면, 전국은행연합회는 “웰스파고는 성과연봉제를 폐지하는 게 아니라 새로운 보상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웰스파고는 직원들이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2011년부터 고객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최대 200만개 허위 계좌를 개설하고 고객 계좌에서 40만달러가 넘는 돈을 빼낸 것으로 드러나 큰 파문이 일었다. 이 같은 혐의로 1억8500만달러(약 2060억원)의 벌금을 물게 된 웰스파고는 리테일 직원 대상의 목표할당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연합회는 9일 내놓은 자료를 통해 “미국 청문회 의사록과 웰스파고 보도자료 등에 따르면 웰스파고는 성과연봉제를 폐지하겠다는 발표를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소매판매 부문에서 목표 판매량을 폐지하고 고객가치와 연계한 새로운 보상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게 전부”라고 전했다. 성과연봉제 폐지가 아니라 성과평가지표 등을 합리적으로 수정하겠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금융노조는 지난달 “존 스텀프 웰스파고 최고경영자(CEO)가 성과연봉제 폐지를 선언했다”며 “웰스파고 사례를 보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융권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웰스파고 사태는 지난 6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에서도 논란이 됐다. 당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웰스파고 사태는 잘못된 경영 전략에 기인한 것이지 성과중심 문화 때문이 아니다”며 “합리적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평가 모형을 만들어 시행하면 된다”고 답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웰스파고 스캔들을 이유로 호봉제를 유지하자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며 “미국·일본 등 주요 선진국 은행은 일반 직원에게도 직무와 성과에 따른 보상체계가 일반화돼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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