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코리아! 이대론 안된다]

전통공연 하나로 1660억원 벌어들인 중국 시골마을

입력 2016-10-07 18:20 수정 2016-10-08 05:21

지면 지면정보

2016-10-08A4면

창간 52주년 특별기획 (5) 한국 관광 스토리가 없다

인구 30만명 광시좡족자치구
영화감독 장이머우가 연출한
야외공연 '인샹류싼제'로 대박
중국 남서부 광시좡족자치구 동북부에 있는 양숴현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인구 30만명이 채 안 되는 시골마을이었다. 풍광이 아름답긴 했지만 중국 대표 관광지인 구이린 시내 중심부에서 65㎞ 정도 떨어져 있어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많지 않았다. 지금은 아니다. 광시좡족자치구에서 손꼽히는 관광 명소다.

비결은 2004년 양숴현에서 시작된 ‘인샹류싼제(印象劉三姐)’라는 야외 공연에 있다. 이 공연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을 총지휘한 중국의 ‘국민감독’ 장이머우(張藝謀)가 연출했다. 5년여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2004년 3월 처음 선보였다. 구이린 특유의 돌출형 산이 병풍처럼 펼쳐진 리장(麗江)을 무대로, 이 지역 소수민족인 좡족에게 구전돼 내려오는 ‘류싼제 설화’를 한 편의 뮤지컬 형식으로 제작했다. 공연에 참여하는 인원은 700여명. 대부분 인근 마을 어민으로 구성됐다. 이 공연을 보면 지역과 좡족의 문화와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공연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중국 주요 관광지에는 장 감독의 ‘인샹 시리즈’가 하나둘 생겨났다. 윈난성의 유명 관광지 리장의 ‘인샹리장’, 중국 중부의 대도시 항저우의 ‘인샹시후’ 등이 대표 공연으로 꼽힌다. ‘인샹시후’는 지난달 4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전야제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항저우’라는 제목으로 공연돼 주요국 정상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인샹 시리즈 첫 상영지인 양숴현의 관광수입은 연간 4억위안(약 664억원) 수준에서 ‘인샹류싼제’ 공연 이후 10억위안(약 1660억원)으로 급증했다.

2004년 3월 첫선을 보인 이후 2014년까지 인샹 시리즈는 1만5000회가량 상연됐고, 3000만명 이상이 이 공연을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대표 관광명소의 아름다운 풍경과 역사에 장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 첨단 특수효과 등이 결합해 중국 관광객의 고급문화 소비에 대한 갈망을 충족시킨 것이 성공 비결로 꼽히고 있다. 인샹 시리즈의 성공은 ‘관광명소+공연’이라는 모델을 중국 전역에 확신시키는 데도 적잖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07년 이후 중국 전역에서 100만위안(약 1억6000만원) 이상이 투자된 지역관광 활성화 관련 문화공연은 약 200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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