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자를 부품처럼 활용한 세상서 가장 작은 기계
메모리 소자 기술에 응용
올해 노벨화학상은 일상 세계의 기계 장치를 분자 세계에서 구현해 세상에서 가장 작은 기계를 만든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5일 장피에르 소바주 프랑스 스트라부르대 교수(72)와 프레이저 스토더트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74), 베르나르트 페링하 네덜란드 흐로닝언대 교수(65) 등 세 사람을 올해 노벨화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이들이 에너지를 운동으로 변환하는 기계장치를 분자 크기에서 구현해 화학과 기계 분야의 새 지평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원자의 덩어리인 분자를 화학 반응이 아니라 기계처럼 사용하는 방법을 탐구했다. 여기에는 초(超)분자로 불리는 분자보다는 조금 크고 나노물질보다는 조금 작은 탄소 분자를 활용했다. 이들은 탄소원자를 기계적으로 이어붙여 고리를 만든 뒤 둘을 이어붙여 체인을 제작하거나 분자 막대 위에서 고리 하나가 왔다갔다하는 기계 장치로 구현했다.

프랑스 출신인 소바주 교수는 1983년 탄소원자로 만든 고리 두 개를 이어붙여 카테난이라는 초기 분자 기계를 개발했다. 영국 출신인 스토더트 교수는 1991년 분자 막대 하나와 분자 고리 하나를 연결시킨 로택산이란 분자 기계로 한 단계 발전시켰다. 네덜란드 출신인 페링하 교수는 1999년 세계에서 가장 작은 분자 모터를 개발하고 가장 작은 나노 자동차를 제작했다.

김기문 포스텍 화학과 교수는 “카테난과 로택산은 스위치 기능을 할 수 있어 집적도의 한계에 이른 메모리 소자를 대체할 기술로 활용하거나 약물 전달 물질의 밸브로 이용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벨화학상 수상자 세 사람은 800만스웨덴크로나(약 10억3900만원)의 상금을 똑같이 나눠 갖는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