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일째 노조에 점거된 갑을오토텍 공장

입력 2016-10-05 18:03 수정 2016-10-06 02:42

지면 지면정보

2016-10-06A3면

'노조 파괴 저지' 명분
직장폐쇄에도 농성 계속
경찰 "스스로 해결" 뒷짐
갑을오토텍 노동조합이 5일로 90일째 직장점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의 노사관계는 노조 보호에 치우친 한국의 노동법 제도 현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꼽힌다.

갑을오토텍 노조는 올 상반기에만 17차례 49시간 파업했다. 지난 7월8일부터는 충남 아산공장 점거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공장 점거 파업 이유로 회사의 부당노동행위를 제시한다. 회사가 용역회사 직원들을 신입사원으로 뽑은 뒤 제2노조를 구성하는 등 기존 노조의 세력을 약화시키려 했다는 주장이다.

현행 노동법상 부당노동행위는 사업자를 처벌하는 사유일 뿐 적법 파업의 요건은 아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파업 사유를 근로조건으로 한정하고 있다.
노조는 그럼에도 정당하게 파업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5, 2016년 임금·단체협상과 관련해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노조는 2015년도분 기본급 15만9900원과 2016년도분 기본급 15만2050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갑을오토텍은 그동안 노조의 잦은 파업에 대응하기 위해 관리직 직원들을 생산라인에 투입해왔다. 하지만 노조가 공장을 점거하고 관리직 출근을 저지하면서 이마저도 막혔다.

회사는 7월26일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직장폐쇄는 회사가 노조의 불법 사업장 점거에 대응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직장폐쇄 기간 파업 중인 노조원은 근로를 제공할 수 없고, 회사는 비노조원을 활용해 공장을 가동할 수 있다.

직장폐쇄 이후에도 노조는 직장 점거를 지속하고 있다. 갑을오토텍은 퇴거불응 등을 이유로 공권력 투입을 요청했지만 경찰은 ‘노사 스스로 해결하라’며 뒷짐만 지고 있다. 노조의 직장 점거 이후 이날까지 갑을오토텍의 매출 손실은 700억원에 달한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