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뚫린 무역보험]

은행들 "무역보험공사 보증서 더 이상 못믿겠다"…본점에서 일일이 대출 심사

입력 2016-10-04 18:11 수정 2016-10-05 00:14

지면 지면정보

2016-10-05A3면

모뉴엘 사태에 이어 온코퍼레이션 부도까지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의 부실 보증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은행들은 “무보가 발급한 보증서를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014년 모뉴엘 사태 직후 나타난 은행권의 ‘무보 보증서 기피’ 현상도 확산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 시중은행은 최근 무보 보증서를 담보로 한 여신 승인 전결권을 종전 각 영업점에서 본점 여신심사위원회로 격상시켰다. 무보 보증서를 담보로 한 여신 심사와 집행을 좀 더 보수적으로 하겠다는 의미다. 다른 은행도 앞으로 무보가 발급한 보증서에 대해선 여신 심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경우에 따라 추가 담보를 요구하기로 했다.

시중은행 여신 담당자는 “모뉴엘 사태를 겪으면서 무보의 보증서 자체에 불신이 생긴 데다 보증서의 법적 효력을 믿을 수 없다는 부정적 인식이 퍼졌다”며 “과거 100% 인정하던 담보인정비율을 점차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모뉴엘에 이어 온코퍼레이션까지 무보의 부실 보증이 반복적으로 불거지면서 ‘은행들이 보증서만 믿고 제대로 여신 심사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과거에 비해 깐깐하게 여신 심사를 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은행들은 부실 보증 문제가 발생해도 무보가 선관주의 의무를 앞세워 은행에 손실 분담을 요구한 전례가 있어 보증서에 대한 담보인정비율을 낮출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무보는 보증서 약관에 은행들이 손실 방지와 경감 등의 의무를 태만히 한 데 따른 손실에 대해서는 보상하지 않는다는 선관주의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무보가 선관주의 의무를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면서 소송을 제기한 사례가 있어 본점에서 무보 보증서를 건건이 전수 확인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취약업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건전성 관리가 은행의 최대 화두가 된 상황이라 무보의 보증서에 대해 당분간 보수적인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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