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이 불멸의 명작으로 남은 가장 큰 이유는 희극 오페라이면서도 무조건 웃기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진지함까지 놓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열정적 구애를 받고 결혼했건만 어느덧 식어버린 남편의 사랑을 그리워하는 백작부인 로지나의 아리아 두 곡, 2막의 ‘사랑의 신이여, 도와주소서(Porgi, amor)’와 3막의 ‘아름다운 순간들은 어디로 갔나(Dove sono i bei momenti)’가 깊은 여운을 남긴다.

금슬 좋은 부부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인생사의 외면하고픈 진실을 애절하면서도 지극히 아름다운 멜로디에 담고 있어서 그렇다.

그중에서도 굳이 한 곡만 고르라면 3막 아리아를 선택하겠다. 레치타티보(오페라에서 대사를 말하듯이 노래하는 형식)가 딸려 있고 가사도 구체적이어서 좀 더 긴 호흡으로 공감할 수 있다.

유형종 음악·무용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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