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막았는데 헐값 매각이라니…" 강남훈 홈앤쇼핑 사장의 '이유있는' 항변

입력 2016-10-03 20:50 수정 2016-10-03 20:50

지면 지면정보

2016-10-04A17면

현장에서
강남훈 홈앤쇼핑 사장이 지난달 2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섰다. ‘에스엠면세점 지분을 헐값에 처분했다’는 게 이유였다. 홈앤쇼핑은 2014년 8월 에스엠면세점 법인 설립 때 4억원을 출자한 뒤 이듬해 10월 같은 가격에 주식을 처분했다.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강원 원주을)은 “면세점 사업권을 확보하기 전에 주식을 샀는데 사업권 확보 뒤 같은 가격에 매각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황금알’을 낳는 면세점 사업권인 만큼 프리미엄을 받고 팔았어야 했다는 얘기였다. 강 사장은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제대로 따져보라”고 항변했다.
홈앤쇼핑이 당초 이 사업에 뛰어든 것은 최대주주 중소기업중앙회 때문이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주도로 면세점 사업권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중소기업 전용 TV홈쇼핑 홈앤쇼핑을 끌어들였다. 하지만 사업을 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중견기업 하나투어가 이 사업을 이끌고 가게 된 것이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뒤로 빠지자 홈앤쇼핑은 면세점 사업에 참여할 ‘명분’이 없었다.

추가로 자금을 출자해야 하는 부담도 컸다. 에스엠면세점은 네 차례 유상증자를 했고 주주사들에 출자를 요구했다. 홈앤쇼핑뿐 아니라 다른 주주사들도 주저했다. 사업 전망이 불투명했기 때문이었다. 한 주주사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은 막대한 수수료 부담 탓에 이익을 내기가 어려웠다”며 “시내면세점 또한 롯데, 신세계 등과 경쟁하기 쉽지 않아 보였다”고 말했다.

우려한 대로였다. 에스엠면세점은 작년 약 65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올 상반기 1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 여파로 지난 5월 시행한 유상증자 때 대현회계법인은 에스엠면세점의 주당 가치를 3872원으로 평가했다. 액면가(5000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이 가격만 놓고 보면 홈앤쇼핑은 ‘헐값’이 아니라, 사업 전망이 불투명한 회사의 주식을 ‘프리미엄’을 받고 매각한 셈이다. 강 사장의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홈앤쇼핑에 명백한 손해를 입혔어야 하지만 반대로 손실을 회피했다.

손해를 입히려 했다는 ‘동기’도 불분명했다. 면세점 사업을 중도에 포기해 누군가에게 이득을 줬다는 정황이 밝혀진 게 없어서다. 강 사장의 ‘항변’이 ‘변명’으로만 들리지 않는 이유다.

안재광 중소기업부 기자 ahnjk@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