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의 향기]

바쉐론 콘스탄틴의 맞춤시계 장인 도미니크 베르나 "가장 복잡한 시계 원하는 한 명 위해 8년 투자했죠"

입력 2016-10-03 14:49 수정 2016-10-03 14:49

지면 지면정보

2016-10-04E11면

올해로 창립 261주년을 맞은 바쉐론 콘스탄틴은 기술력이 뛰어난 브랜드로 유명하다. 극소수의 초우량고객(VVIP)을 대상으로 맞춤시계를 제작해주는 아틀리에 캐비노티에는 바쉐론 콘스탄틴의 기술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서비스다. 도미니크 베르나즈 아틀리에 캐비노티에&프라이빗 클라이언트 디렉터(사진)는 이 서비스를 총괄하는 장인이다. 1992년 처음 방한한 그는 최근 한국을 찾아 10여명의 고객을 만났다. 2010년에 이어 세 번째 방한이다. 베르나즈 디렉터는 “럭셔리 브랜드가 진정한 명품이 되도록 하는 건 최고의 서비스”라며 “최근 한국에도 시계 애호가가 늘고 있어 한국을 자주 찾을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내놓은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시계(레퍼런스 57260)도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실명을 공개하지 않은 VVIP는 2007년 그와의 첫 미팅 때 “어디에도 없는 가장 복잡한 시계를 만들어달라”는 한마디만 남겼다고 한다. 상담은 5분 만에 끝났지만 시계를 만드는 데는 8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베르나즈 디렉터는 “우리가 가진 최고의 기술력과 예술적 감성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의 머릿속에만 있는 제품을 실물로 완벽하게 만들어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도 했다. 그는 “무한대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는 작업, 이를 기술적으로 구현해내는 일 등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며 “이를 인내하며 기다리는 과정 자체를 즐기는 시계 애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10여명의 장인과 함께 만드는 주문제작 시계는 평균 30~40개가량 된다. 베르나즈 디렉터는 “일일이 부품 종류를 고를 수도 있지만 선택의 폭을 좁히기 위해 몇 가지 샘플시계를 제작해 보여주고 있다”고 말하며 케이스 옆면에 세밀하게 사자, 소나무, 구름 등을 새겨넣은 시계를 소개했다.
베르나즈 디렉터가 손목에 차고 있는 것도 샘플시계였다. “레퍼런스 57260을 만드는 과정에서 투르비용(중력으로 인한 시간 오차를 줄여주는 기능)을 시험해보기 위해 제작했다”고 했다.

그가 최고로 꼽는 시계는 단순한 외관에 복잡한 기능을 갖춘 시계다. 앞으로는 점점 더 많은 기능과 좀 더 심플한 디자인을 선호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 삼성전자 등이 내놓는 스마트워치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는 “최고급 기계식 시계를 찾는 수요와는 다른 시장”이라고 했다.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기기로 쉽게 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시대지만 자신의 취향을 만족시키는 기계식 시계를 찾는 사람은 더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시계 장인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부탁하자 그는 “꿈을 위해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베르나즈 디렉터는 “열정과 호기심을 품고 시계를 분해해보기도 하고 백화점, 벼룩시장, 명품 편집숍 등 여러 곳을 다니며 정보를 수집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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