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거품론' 재점화
한미약품이 대규모 기술수출에 성공했다는 호재성 공시 하루 뒤에 돌발 악재성 공시를 내놔 주가가 급락하자 증권가도 ‘패닉’에 빠졌다. 주요 증권사 제약담당 애널리스트와 운용사 펀드매니저들은 시쳇말로 ‘멘붕(멘탈리티+붕괴)’에 빠진 모습이었다.

전날 1조원대 기술수출 성공 소식에 30일 오전에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대신증권 등 12개 증권사가 ‘찬양’ 일색의 리포트를 내놨다. 이날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증권사만 현대증권, SK증권, KTB투자증권, HMC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 5개사에 달했다. 작년에 글로벌 제약사와 8조원 규모의 초대형 기술수출 계약을 맺은 데 이은 ‘연타석 홈런’이라는 평가가 나왔고 ‘또 한 번의 쾌거’ ‘원조에게 인정받다’ ‘신약개발의 클래스가 다르다’는 등의 찬사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날 오전 9시30분께부터 글로벌 제약사인 베링거인겔하임이 항암신약 올무티닙의 권리를 한미약품으로 반환하기로 했다는 공시가 나오고 주가가 급락하자 제약담당 애널리스트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긴급 대책회의에 들어가는 등 분주한 모습이었다.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그동안의 기대가 지나치게 높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신약 개발은 임상시험을 거쳐 상업화에 이르기까지 적지 않은 기간이 소요되고, 성공 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게 현실인데 해당 기업의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는 것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제약·바이오주는 잇따른 신약 성공과 정부 지원 확대로 고공 행진을 펼쳐왔지만 기대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김주용 키움증권 연구원도 “앞으로 기술수출의 경우 계약금을 빼고는 기업가치 평가에서 전부 제외해야 한다”며 “임상 중간에 계약 자체가 무산되면 기존에 예상했던 현금흐름이 바뀌는 만큼 기술수출 계약에서 초기 계약금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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