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사로잡은 대구시향…'클래식 한류' 새 지평 열다

입력 2016-09-29 18:26 수정 2016-09-30 01:07

지면 지면정보

2016-09-30A34면

28일 프라하 공연은 전석 매진
내달 2일 오스트리아 빈서 연주

체코 관객들이 프라하 스메타나홀 입구에서 대구시립교향악단 연주회의 전석 매진을 알리는 포스터를 보고 있다. 대구시향 제공

지난 28일 체코 프라하 스메타나홀 앞. 세계적인 콩쿠르에서 잇달아 입상하며 국내외 음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27)는 새삼 긴장했다. 자신이 연주할 공연의 전석 매진을 알리는 포스터가 붙어있어서였다.

김봄소리는 2013년 제62회 뮌헨 ARD국제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 지난해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와 퀸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 입상, 지난 7월 앨리스 앤드 엘레노어 쇤펠드 국제현악콩쿠르 공동 2위 등으로 국제무대 경험을 쌓았다. 하지만 창단 52년 만에 클래식 본고장인 유럽으로 첫 해외투어를 나선 대구시립교향악단과의 협연은 그 의미가 더 크게 다가왔다.
이날 공연에서 김봄소리는 완벽한 연주로 체코 관객의 박수를 받았다. 대구시향은 26일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홀 공연을 성황리에 마친 데 이어 프라하 공연에서 전석 매진 기록을 세우며 유럽투어 두 번째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스메타나홀은 유럽 최고 클래식 음악축제의 하나인 프라하의 봄 국제음악제가 열리는 무대다.

대구시향의 이번 투어공연은 1964년 창단 이래 첫 해외 연주회다. 베를린 공연에서는 대구 출신 작곡가 진영민 경북대 교수가 대구시향을 위해 창작한 ‘오케스트라를 위한 창발’에 이어 피아니스트 백혜선과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을 협연했다. 오상국 대구시향 사무장은 “넉 대의 호른으로 시작되는 강렬한 도입부부터 전율을 선사한 데 이어 줄리안 코바체프 상임지휘자의 지휘와 백혜선의 완벽한 조화로 관객 2000여명을 사로잡았다”고 전했다.

공연을 본 소프라노 요세피네 레넬트(26)는 “세계적인 명성의 베를린 필하모니홀에서 한국 오케스트라, 그것도 서울이 아니라 지방 오케스트라가 이토록 수준 높은 연주를 하는 데 놀랐다”고 말했다. 베를린필에서 당대 최고 지휘자이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에게 지휘법을 배운 코바체프는 “내게는 음악의 고향과도 같은 이 무대에서 대구시향과 함께 서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대구시향은 2014년 4월 코바체프가 상임지휘자를 맡고 콘서트하우스를 클래식 전용홀로 리모델링하면서 대구의 클래식 열풍을 이끌고 있다. 대구시향은 다음달 2일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 골든홀에서 유럽투어의 마지막 공연을 한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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