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토론 진흙탕 싸움 예고

사회자 진행·마이크 고장 지적
토론 끝난 뒤 불평불만 쏟아내
남편 과거 성추문 공격 시사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사진)가 “2차 TV토론회 때는 세게 나가겠다”며 ‘강공’을 예고했다. 1차 토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패한 뒤 “내가 너무 느슨했다”는 자아비판과 함께 내놓은 말이다. 그는 클린턴 후보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성(性)추문을 공격 소재로 삼겠다는 발언도 했다. 미 언론은 2차 토론이 양측 간 인신공격이 난무하는 역대 최악의 진흙탕 싸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는 2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1차 토론회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누군가 자신의 마이크에 손을 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토론 사회자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편파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1차 토론회 때 빌 클린턴의 불륜을 끄집어내려 했으나 딸 첼시가 청중석에 앉아 있어 참았다”며 “다른 사람의 감정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고 그런 판단 때문에 내가 너무 느슨했다”고 자책도 했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클린턴을 더 세게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빌 클린턴의 성추문을 공격 소재로 삼겠다고 암시한 셈이다. 트럼프는 1차 토론회 직전 빌 클린턴이 아칸소 주(州)지사 시절부터 12년간 내연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진 제니퍼 플라워스를 토론장에 부르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에게 1차 토론의 패배는 뼈아프다고 분석했다. 그는 9월 들어 미 공화당 주류의 외교·안보, 경제분야 정책을 껴안으며 당 전력을 집중시켰고, 때마침 클린턴의 건강 이상설이 터지면서 클린턴의 지지율을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토론회 직전 발표된 LA타임스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트럼프의 지지율이 클린턴보다 3%포인트 앞서기도 했다. 1차 토론에서 어느 정도 선방하면 경합주에서 지지율을 뒤엎고 백악관에 입성할 수 있을 것으로 트럼프는 판단했다.

실시간 여론조사기관인 538.com은 1차 토론 직후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전날 45.2%에서 44.2%로 1%포인트 떨어졌다고 밝혔다. WP는 “다음 토론이 트럼프에게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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