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롯데 총수 일가 이익 빼돌리기 1300억원…역대 최대 규모"

입력 2016-09-26 15:33 수정 2016-09-26 15:51
검찰이 롯데그룹 경영 비리 의혹과 관련해 신동빈(61)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26일 500억원대 횡령과 1250억원대 배임 등 혐의로 신 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고심을 거듭한 끝에 신 회장의 혐의 내용과 죄질 등을 고려할 때 내부 원칙대로 구속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경제 및 롯데그룹 경영권 문제 등 수사 외적인 요인도 감안해 검토했지만, 신 회장을 불구속 기소할 경우 향후 유사 형태의 기업 수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 등도 참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신 회장이 총수 일가를 한국 또는 일본 롯데 계열사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려놓고 아무런 역할 없이 거액의 급여를 지급한 부분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신 회장이 형인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 400억원대, 신격호 총괄회장(94)의 셋째 부인 서미경(57)씨와 그의 딸 신유미(33) 씨 등에 100억원대 등 총 500억원대 부당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파악했다.
신 회장이 롯데시네마 내 매점을 서씨 등 총수 일가 구성원에 불법 임대하고 일감을 몰아줘 770억원대 수익을 챙겨준 혐의, 롯데피에스넷 유상증자 과정에서 다른 계열사에 48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은 특경가법상 배임 혐의로 의율했다.

다만 롯데케미칼의 270억원대 소송 사기와 200억원대 통행세 비자금, 롯데건설의 30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호텔롯데의 제주·부여리조트 헐값 인수 등의 의혹은 신 회장이 관여했다는 단서를 확보하지 못해 영장 범죄 사실에선 제외했다.

검찰 관계자는 "총수 일가의 이익 떼먹기 또는 이익 빼돌리기와 관련된 금액이 1천300억원인데 이는 지금까지 재벌 비리 수사에서 적발된 가장 큰 금액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신 회장의 구속 여부는 28일 오전 10시 30분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심리는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맡는다.

검찰은 수천억원대 증여세 탈루 혐의를 받는 신 총괄회장과 서씨, 신동주 전 부회장은 불구속 기소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재벌기업 총수 일가 4명이 한꺼번에 재판을 받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기게 됐다.

서씨는 일본에 체류하며 검찰의 출석 요구에 수차례 불응해 검찰에서 여권 무효화 조치에 착수한 상태다.

검찰은 여의치 않을 경우 서씨를 대면조사 하지 않고 곧바로 재판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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