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공장 가동 중단에 하청 업체 연쇄적으로 조업 중단 위험
"협력업체에게 파업 여파는 일자리가 달린 생존 문제"

사진=현대차지부 홈페이지

[ 안혜원 기자 ]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한 중소기업 대표 K씨는 현대자동차 노조가 26일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는 소식에 한숨을 내쉬었다. 조업을 중단해야 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공장 전체의 분위기는 가라앉았다.

K씨는 "조만간 노사 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버텼는데 전면 파업으로 이어지면서 직원들의 불안이 커졌다"며 "부분 파업으로 이미 일감이 줄어 잔업이나 특근이 끊긴 상태라 직원들의 월급이 크게 줄었다. 이번에는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임금협상 결렬로 12년 만에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27일부터 30일까지는 매일 6시간씩 부분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여파는 관련 협력사들에게 확산되고 있다. 이번 파업으로 현대차 울산과 전주, 아산 공장의 생산라인이 멈췄다.

원청이 조업을 중단하면 생산라인이 연동된 하청 업체들도 연쇄적으로 공장 가동을 멈추거나 납품을 하지 못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협력사들이 공장을 가동하지 못하더라도 인건비 등 고정비용은 지출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자금력이 약한 협력업체들의 줄도산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회사 측은 올해 노조의 19차례 부분파업으로 이미 역대 최대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생산 차질 규모는 10만1400여대, 2조2300여억원으로 추산했다. 전면 파업이 시작되면서 손실액 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협력업체의 피해 규모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현대차의 1차 협력업체는 388개, 2차의 협력업체는 5000여개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1차 협력업체의 납품 차질액만 따져도 1조 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집계되지 않은 2, 3차 협력업체들까지 포함하면 손실액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에 시트를 공급하는 협력사 직원 진모씨(41)는 "현대차 파업은 협력업체 직원들에게는 일자리가 달린 생존의 문제"라며 "현대차 노조는 1인당 평균 1800만원 안팎의 성과급이 적다고 합의를 부결했지만 이 금액은 협력사 직원들의 반년치 급여를 넘어서는 액수"라고 강조했다.

노사 간의 협상이 타결된 이후에도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은 이어질 전망이다. 한 1차 협력업체 대표는 "현대차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은 고스란히 협력사들의 부품 단가 인하 요청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라며 "원청업체에는 작은 변화일지 몰라도 협력사들은 경영과 생산 방식을 바꿔야하는 큰 문제"라고 호소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