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장·차관 흔들리지 마라" 정면돌파 의지

입력 2016-09-25 18:49 수정 2016-09-26 01:35

지면 지면정보

2016-09-26A6면

장·차관 워크숍 주재

"비상시국에 해임안 통과 유감…우리 정치시계 멈춰선 듯하다"
"요즘 즐겨듣는 노래는 '달리기'"
박근혜 대통령이 ‘김재수 해임 정국’을 정면 돌파하기로 했다. 야당의 해임건의안 단독 처리를 국정 흔들기로 보고 수용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장·차관 워크숍에서 “비상시국에 해임건의의 형식적 요건도 갖추지 않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유감스럽다”고 밝힌 데 이어 25일 세 가지 이유를 달아 ‘수용불가’ 입장을 공식화했다.

△임명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장관에게 직무능력과 무관하게 해임을 건의한 점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이 모두 해소된 점 △새누리당 요청 등을 감안했다는 얘기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해임건의안은 부당한 정치공세이기 때문에 김 장관이 자진 사퇴하거나 대통령이 해임건의안을 수용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1987년 개헌 이후 국회를 통과한 해임건의안을 수용하지 않은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1987년 개헌 이후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사례는 임동원 통일부 장관(2001년),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2003년) 등 두 차례였다. 당사자들은 자진 사퇴했다.
박 대통령은 워크숍에서 “요즘 내가 즐겨듣는 노래 중 하나가 ‘달리기’인데요, 입술도 바짝바짝 마르고 힘들지만 이미 시작했는데 중간에 관둔다고 할 수 없고 끝까지 하자는 그런 내용”이라고 심정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 “일각이 여삼추(짧은 시간이 3년 같다)가 아니라 삼추가 여일각이라고 느껴질 정도인데 우리 정치는 시계가 멈춰선 듯하고 정쟁으로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야당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20대 국회에 국민이 바라는 상생의 정치는 요원해 보인다”고 말했다. 협치의 종식을 선언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박 대통령은 김 장관을 포함한 장·차관들에게 “다시 한 번 신발끈을 동여매고 어떤 일이 있어도 흔들리지 말고 모두 함께 국민을 위해 뛰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오후 2시에 시작된 워크숍은 토론과 만찬으로 이어지면서 밤 9시에 끝났다. 박 대통령이 식사 후 각 테이블을 전부 돌면서 부처별 주요 정책들을 점검하면서 예정보다 1시간 이상 길어졌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