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시봉의 내 인생을 바꾼 한마디]

지나치게 생각하면 우리 삶이 망가지니, 마땅히 운명이 가는 대로 맡겨둬라. - 도연명 ‘형영신(形影神)’ 중

입력 2016-09-23 16:16 수정 2016-09-23 16:16

지면 지면정보

2016-09-26S22면

▶‘몸’이 먼저 말한다. ‘천지는 영원하고 산천은 그대로인데,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은 금방 떠나 돌아오는 법이 없더라. 그러니 술 한 잔 하자 하면 거절하지 말게나.’ ‘그림자’가 말한다. ‘무의미하게 술만 먹는 것보다는 선한 일을 해서 사람들에게 사랑을 남기는 것이 좋지 않겠나?’ 두 말을 들은 ‘정신’이 말한다. ‘늙은이나 젊은이나 어차피 한 번 죽는 것은 마찬가지니 현명한 사람인지 어리석은 사람인지 따질 것도 없네. 매일 술에 취하면 근심을 잊을 수는 있으나 이 어찌 명을 줄이는 물건이 아니겠는가? 착한 일 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죽은 다음에 칭찬이 무슨 소용 있겠는가? 지나치게 생각하면 우리 삶이 망가지니, 마땅히 운명이 가는 대로 맡겨 둬라.’

도연명은 몸과 그림자와 정신, 이 셋을 등장시켜 ‘형영신(形影神)’이라는 시를 쓴다. 몸과 그림자가 하는 말에는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담았고, 정신이 하는 말에는 자신의 마음을 담았다. 가끔은 도연명의 말처럼 지나친 스트레스로 내 몸을 망치기보다는 잠시 생각을 멈추고 거대한 흐름에 몸을 맡겨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 한마디 속 한자 - 運(운) 옮기다, 운수, 운명

▷運身(운신) : 몸을 움직임.

▷運到時來(운도시래) : 무슨 일을 이룰 수 있는 운수와 시기가 옴.

송내고 교사 hmhyu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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