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 2020' 목표…달라진 현대백화점

여의도 파크원 우선협상자 선정…2020년 개장
올해만 아울렛 2곳 문열고 면세점 도전 등 가속
현대백화점은 2003년 부천중동점을 열었다. 그 후 7년간 새 점포를 내지 않았다. 내실을 중시하는 현대가(家) 특유의 보수적인 경영 스타일을 고수했다. 대신 기존 점포의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얼굴)은 2010년 매출 20조원과 이익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 2020’을 선포했다. 이후 매년 새 점포 1곳을 열었다. 정 회장의 행보엔 올 들어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적극적인 인수합병(M&A)과 공격적 매장 개설 등을 통해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서울지역 최대 규모 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올해에만 아울렛 2곳을 열었다. 면세점 사업에 도전하고 있고, 패션과 가전렌털 분야의 M&A도 추진 중이다. 회장 취임 10주년을 1년 앞둔 올해 정 회장의 공격경영이 더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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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에는 여의도에 서울에서 가장 큰 백화점을 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여의도에 조성되는 대형 복합시설 파크원 내 상업시설을 운영하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준비한 계획을 내놨다. 2020년까지 영업면적 8만9100㎡ 규모의 백화점을 짓기로 했다. 서울 시내 최대 백화점인 신세계 강남점보다 크다. 수도권 최대인 현대백화점 판교점(9만2416㎡)에 육박하는 규모다.

백화점 계획을 발표하며 정 회장은 “그룹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미래지향적인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고객들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라는 새 백화점의 콘셉트도 정 회장이 직접 제안했다. 정 회장은 “파크원에 들어서는 현대백화점을 대한민국 최고의 랜드마크로 만들 것”이라며 “현대백화점그룹의 위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렛·패션·가전 전방위 확장

현대백화점은 2014년 시작한 아울렛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2월 김포와 올해 4월 송도에 문을 연 프리미엄아울렛은 2019년 경기 남양주 다산신도시에 3호점을 연다. 4만9500㎡ 규모의 부지를 확보해 개발 중이다. 대전 지역에도 부지를 확보하고 프리미엄아울렛 개점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도심형 아울렛은 2014년 연 가산점과 올해 3월 개점한 동대문점에 이어 내년 1분기 서울 송파구에 있는 가든파이브에 신규 점포를 낸다. 2019년에는 동탄1신도시에도 점포를 열 계획이다. 다음달 4일 입찰이 마감되는 면세점 사업에도 도전하고 있다.

패션부문은 계열사인 한섬을 중심으로 확장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2012년 인수한 한섬은 지난달 신규 여성복 브랜드 ‘래트 바이 티’를 내놨다. 한섬이 새 여성복을 출시한 것은 1997년 SJSJ 이후 20년 만이다.

SK네트웍스의 패션부문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렌탈케어를 설립해 가전렌털 사업을 시작한 현대백화점은 동양매직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무리한 투자는 안 해
현대백화점은 점포 확장과 M&A 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내실 경영 기조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코엑스몰 운영권 입찰을 포기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600억원에 달하는 최소 임대보증금이 과도하다고 판단한 현대백화점은 연간 임차료가 코엑스몰의 절반 수준(300억원)인 파크원을 선택했다.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M&A도 경영 환경과 가격이 맞지 않으면 과감히 포기한다. 위니아만도는 양해각서까지 맺었지만 강성 노조와의 갈등으로 인수를 포기했다.

동부익스프레스는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자 계약하지 않았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성장과 내실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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