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병원 국내 최초 AI도입
환자의 의료기록 등 분석해
20초안에 적정 치료법 제시
환자에 적합한 병원도 선택
“인공지능(AI) 왓슨 같은 시스템은 모든 영역에서 사용될 것입니다. 왓슨을 활용하면 환자가 자신에게 맞는 병원을 찾기 위해 여러 병원을 다니는 일이 줄게 됩니다.”

마크 크리스 미국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암센터 교수(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왓슨은 의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의 결정을 돕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1980년부터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암센터에서 종양내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크리스 교수는 2012년 2월 IBM의 인공지능인 왓슨 포 온콜로지 개발팀에 책임자로 참여했다. 폐암 분야 권위자인 그는 왓슨에게 환자 치료를 돕는 법을 가르친 ‘왓슨의 선생님’으로 불린다. 인천 가천대 길병원의 왓슨 시스템 도입에 맞춰 한국을 찾았다.

길병원은 오는 10월부터 왓슨 포 온콜로지를 암 환자 치료에 활용할 계획이다. AI를 의료에 활용하는 국내 첫 시도다. 크리스 교수는 “왓슨에 환자 정보, 의료 기록, 검사 결과, 유전자 데이터 등을 입력하면 20초 만에 선택 가능한 치료법을 제시한다”며 “의사가 최선의 치료를 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왓슨은 세계 여러 학회에서 발표되는 논문, 임상시험 결과, 새 치료법 등을 분석해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법을 찾는다. 좋은 치료법, 중간 치료법, 나쁜 치료법 등을 보여줘 의사가 환자 사정과 환경 등에 맞는 치료법을 선택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크리스 교수는 “왓슨이 분석하는 정보는 이미 임상적으로 검증된 치료법”이라며 “의사가 가진 정보가 충분하지 않아 생길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은 결국 의사이기 때문에 오진 등의 문제도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암에 걸린 환자가 고민하는 것 중 하나는 ‘어떤 병원에서 자신에게 맞는 치료를 할 수 있는가’다. 크리스 교수는 왓슨이 이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암 환자는 최종 치료를 받을 때까지 5~6개 병원을 다닌다”며 “비싼 대형 병원을 가지 않고 저렴한 동네 병원을 가도 치료받을 수 있는 환자가 있는 반면 꼭 대형 병원을 가야 하는 환자가 있는데 왓슨이 이를 정확히 구분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는 이를 위한 연구도 하고 있다.

크리스 교수는 “환자들이 이 병원 저 병원을 다니지 않고 처음부터 자신에게 맞는 병원을 가게 되면 의료비를 줄일 수 있다”며 “환자가 상용화되지 않은 신약 임상에 참여하는 기회도 지금보다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