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그룹이 인수한 기업의 일자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이 11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에 의뢰해 국내 10대 그룹이 인수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종업원 수가 올 6월 말 기준으로 인수 전보다 17.1%(9848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한경 9월12일자 A1, 8면 참조). 기업이 인수합병으로 사업을 재편하면서 공격적 투자에 나섰기 때문이다. M&A가 일어나면 고용이 줄 것이라는 일반적 예상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다.
그동안 기업 간 M&A 얘기만 나오면 온갖 이유를 들이대며 저지하려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M&A를 통해 사업재편을 지원하자는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만 해도 그렇다. 법안이 처음 제기됐을 때 야당은 ‘재벌 특혜법’이라며 반대했다. 하지만 막상 법이 통과되니 현실은 전혀 다르게 돌아간다. 원샷법 승인 1호 기업인 한화케미칼은 가성소다 공장 매각과 동시에 신규 채용을 통해 고용 인원을 120명가량 늘릴 계획이고, 유니드는 한화케미칼 공장을 인수한 뒤 설비를 개조해 가성칼륨을 생산하기로 했다. 한화케미칼과 유니드는 각각 7500억원, 2200억원의 신규투자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산업부에 따르면 원샷법에 따라 지금까지 4개 기업이 승인을 신청한 데 이어, 1~2주 내로 3~4개 기업이 더 신청할 예정이어서 연말까지 10곳 이상에 사업재편 승인이 예상된다고 한다. 삼성 현대자동차 LG 등 주요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중견기업의 사업재편이 ‘원샷’으로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선제적 M&A는 경제 역동성과 직결된다. 정치권이 왜 원샷법을 질질 끌었는지 원망스러울 정도다.

더구나 현재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달리 원샷법은 부실기업이 아니라 정상 기업의 M&A를 촉진하는 법이다. 부실화하기 전 시장자율의 선제적 사업재편이라는 점에서 정치적 오해를 살 일도 없다. 하지만 지금의 원샷법은 국회 논의과정에서 과잉공급 업종으로 제한돼 한계가 있다. 원샷법의 문호를 확 넓힐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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