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의 '핵도박']

"북핵 리스크는 일회성"…ECB 금리동결에 더 놀란 시장

입력 2016-09-09 17:40 수정 2016-09-10 04:23

지면 지면정보

2016-09-10A5면

담담했던 금융시장

삼성전자만 나홀로 급락
외환시장도 큰 변동없어
정부 "24시간 모니터링"

기상청 지진화산센터 전문가들이 9일 오전 북한에서 발생한 인공지진과 관련해 긴급 회의를 열어 진원지 등을 분석하고 있다. 기상청은 이 지진을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따른 것으로 추정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이번에도 시장은 차분하게 반응했다. 북한이 역대 최대 강도의 핵폭발 실험을 감행하자 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전자 등 주식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대거 매도했지만 시장에는 큰 충격이 없었다. 외환시장도 장 초반을 제외하고는 시종일관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북핵 리스크는 일회성·단기 위협에 불과하다’는 ‘학습 효과’가 이번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학습 효과’가 부른 침착함

북한의 ‘5차 핵실험’ 강행에 외국인만 민감하게 반응했다. 9일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순매도 탓에 2030선으로 밀리며 5거래일 만에 장기 박스권 상단이라는 지수 2060선에서 이탈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최근 5거래일간 1조252억원어치를 순매수한 외국인이 이날은 1154억원어치 순매도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다만 순매도 규모가 특별히 크지는 않았다는 평가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증시 하락의 가장 큰 요인은 북핵보다는 유럽중앙은행(ECB)이 특별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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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우려는 ‘대장주’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외국인이 하루 동안 766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삼성전자는 8개월 만의 최대치인 3.90% 하락한 157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이날 삼성전자 주가 급락은 160만원대 고평가 상태가 오랫동안 이어졌고 미국 항공당국이 배터리 결함으로 리콜이 결정된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을 항공기에서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권고하는 등 각종 악재가 겹친 영향이 컸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펀더멘털에 큰 문제가 없다”며 “너무 과하게 주가가 떨어진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현대모비스(-1.24%) LG화학(0.20%) SK텔레콤(-0.67%) 등 외국인 순매도 상위 종목 대다수가 주가에 큰 변동이 없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에서 북핵 리스크 우려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상화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네 차례의 핵실험과 수차례의 미사일 발사 때처럼 북한 리스크 영향은 이번에도 단기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 리스크는 부차적 불안요인”
외환시장도 차분한 모습을 이어갔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원80전 오른 1098원40전에 마감했다. 글로벌 시장의 달러 강세에 5원40전 상승하며 출발한 환율은 핵실험 소식에 상승폭을 8원60전까지 키웠다. 하지만 1100원대로 올라서자 장 후반 수출업체와 역외시장 외국인의 달러 매도가 나왔고 환율은 다시 1090원대로 내려갔다.

채권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금리는 다소 상승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이날 연 1.328%로 전날보다 0.040%포인트 급등했다. 외국인들이 1조1175억원어치의 국채선물을 내다팔면서 금리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달 31일 1조6938억원 이후 열흘 만에 최대 규모다. 공동락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연구원은 “핵실험 탓이라기보다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추가 기준금리 인하 신호가 나오지 않은 데 따른 실망감이 금리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의 추가 도발에 따른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오후 2시에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과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북한의 도발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김동욱/이태호/황정수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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