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갑자기 앞당겨진 까닭

입력 2016-09-06 19:51 수정 2016-09-07 03:34

지면 지면정보

2016-09-07A6면

오바마, 두테르테 욕설에 회담 취소…미국, 우리측에 변경 요청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은 당초 7~8일께로 잡혀 있었다. 미국 측의 갑작스런 요청으로 6일로 앞당겨진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초 이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었으나 전격 취소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욕설’이 화근이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5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 및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하기 위해 라오스로 출발하기 전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마약과의 전쟁을 언급한다면 뭐라고 답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자 “(만약 그가 그런 언급을 한다면) 개××(son of a bitch)라고 불러주겠다”고 답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6월 취임한 이후 마약사범 1800여명을 재판절차 없이 즉결 처형해 국제적으로 인권침해 비난을 받아왔다.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과의 회담에서 이를 거론한다면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욕설로 표현한 것이다.

그는 막말을 거침없이 쏟아내는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에게 빗대어져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려 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을 전해 들은 뒤 “그는 확실히 재미있는 사람(colorful guy)”이라며 “지금이 필리핀과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시점인지 알아보라”고 보좌팀에 지시했다. 백악관 측은 6일 오바마 대통령의 정상회담 일정 변경 사실을 발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6일 욕설 논란과 관련해 “직접적 원인은 기자 질문에 대한 강경 발언이었다”며 “미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이 된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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