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전 성균관대 건축과 교수
한 노(老)건축가가 평생을 모아온 수억원대 클래식 음반과 음향기기를 대학에 기부해 화제다. 지난해 가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로 정년퇴임한 김영섭 씨(67·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는 김 전 교수의 클래식 음반과 음향기기를 기증받는 약정식을 맺었다고 4일 밝혔다. 서울시 도시디자인포럼 위원장 등을 지내고 2007년 호주에서 세계적인 건축가 51인에 선정되기도 한 유명 건축가인 김씨는 클래식 음악 애호가로 45년간 음악자료를 수집해왔다. 그는 오디오의 유산이란 전문서적도 저술할 정도로 클래식 분야와 음향분야에 조예가 깊다.
김 전 교수가 기증을 약정한 자료는 6억원 상당의 클래식 음반 1만여장과 하이엔드 진공관 음향기기다. 이 중엔 1970년대 말 아파트 한 채가 180만원일 때 구입한 270만원짜리 턴테이블과 대기업 과장 봉급이 12만원일 때 1만5000원을 주고 산 레코드 등 희귀한 물건이 포함돼 있다.

그는 “음반은 그 속에 담겨 있는 정보를 최상의 상태로 들어야 진정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며 “밀실에서 혼자 듣는 것보다 광장에서 여러 사람이 활용하는 것이 자료를 더 의미있게 쓰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기부 취지를 밝혔다.

한예종은 기증 자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내년 8월까지 서울 서초동 캠퍼스에 ‘음악 자료 전시·감상실’을 지어 학생에게 개방할 계획이다. 김 교수는 전시·감상실 설계 및 시공 감리에 고문 자격으로 참여한다. 그는 “기증 자료가 음악을 전공한 학생은 물론 예술 영재들이 창의적 예술활동을 해나가는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