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시봉의 내 인생을 바꾼 한마디]

잣집의 자제는 저자거리에 죽지 않는다. - 사기

입력 2016-09-02 16:10 수정 2016-09-02 16:10

지면 지면정보

2016-09-05S22면

▶ 도주공의 둘째 아들이 사람을 죽여 초나라 감옥에 갇혔다. 도주공이 말했다. “사람을 죽였으니 죽어 마땅하지만, 천금을 가진 집안의 자제는 저자거리에서 죽지 않는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는 황금 2만4000냥을 수레에 싣고 막내아들 편으로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큰 아들이 목숨까지 걸고 자신이 가겠다고 우겨 어쩔 수 없이 큰 아들을 보냈다. 당시 초나라에는 모든 이의 존경을 받는 장생이 있었다. 아비의 간절한 마음을 담은 도주공의 편지와 황금은 그에게 전해졌다. 장생은 황금을 일단 받았다가 도주공과의 신의를 지킨 후 돌려주려고 했다. 장생은 왕을 찾아가 사면령을 내릴 것을 청했다.

그런데 사면령 소식을 전해들은 큰아들은 황금이 아까웠다. 결국 큰아들은 장생을 찾아가 황금을 돌려받았고 이를 괘씸하게 여긴 장생은 왕에게 말해 둘째아들을 죽인 후 사면령을 내리도록 조치했다. 도주공이 말했다. “큰아들은 재물을 포기할 줄 모르고, 막내아들은 재물을 버릴 줄 안다. 그래서 막내아들을 보내려고 한 것이다.”

이 글귀는 돈만 있으면 형벌도 피할 수 있다는 말로 쓰인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는 ‘수만금을 주고 아들을 살리려고 한 아버지, 돈 욕심에 동생을 죽게 한 형, 그리고 죗값을 치르고 결국 죽임을 당하는 둘째 아들’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 한마디 속 한자 - 市(시) 저자, 시장

▷市價(시가): 시장에서 상품이 매매되는 가격

▷門前成市(문전성시):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 집 문 앞이 시장을 이루다시피 함


송내고 교사 hmhyu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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