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렛 아워
정신분석학의 대가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암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으면서도 맑은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진통제를 거부했다. 닥쳐오는 죽음의 그림자 앞에서도 동요하지 않고 마치 치밀하게 계획을 짠 것처럼 시종일관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마지막 순간에는 딸로 하여금 자신에게 모르핀 주사를 놓게 해 원하는 시간에 삶을 마쳤다.

케이티 로이프 미국 뉴욕대 언론학과 교수는 《바이올렛 아워》에서 죽음을 깊이 탐구한 학자나 예술가가 자신의 죽음 앞에서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를 추적한다. 저자가 소개하는 수전 손택, 존 업다이크, 딜런 토머스, 모리스 센닥 등이 모두 프로이트처럼 겸허한 모습을 보인 건 아니다. 토머스는 연인을 아래층에 남겨둔 채 다른 여성과 잠자리를 하기 위해 위층으로 돌진했다.

저자는 “삶의 마지막 순간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한 번쯤 자신의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케이티 로이프 지음, 강주헌 옮김, 갤리온, 352쪽, 1만6000원)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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