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후견인 지정…롯데 "경영권 논란 해소"(종합)

입력 2016-08-31 17:38 수정 2016-08-31 17:38
[ 오정민 기자 ] 법원이 31일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한정 후견이 필요하다고 판결 내렸다. 이는 경영권 분쟁에서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사진=한국경제 DB)

법원이 신 총괄회장이 정신적 제약으로 정상적인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신 총괄회장이 후계자로 본인을 지지했다고 주장한 신 전 부회장에게는 불리한 구도이다.

다만 신 전 부회장이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혀 바로 후견이 시작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김성우 판사는 이날 신 총괄회장의 여동생 신정숙 씨가 청구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 사건을 심리한 결과, 한정 후견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만일 신 전 부회장의 항소 이후 후견이 확정되면 법원이 선임한 한정 후견인 사단법인 '선'이 일정 범위 내에서 신 총괄회장 대신 의사 결정을 내리게 된다.

신 회장이 원톱 체제를 구축한 롯데그룹은 신 총괄회장 후견 개시 결정과 관련 "경영권 논란과 우려가 해소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롯데그룹은 "신 총괄회장에게 법의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그룹 경영권과 관련한 그동안의 불필요한 논란과 우려가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정상적인 의사결정을 하기 어려운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가 그릇되게 이용된 부분들은 순차적으로 바로 잡아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서울가정법원을 통해 창업자인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한 판단을 착잡한 심정으로 받게 됐다"면서도 "이번 결정으로 총괄회장이 적절한 의학적 가료와 법의 보호를 받게 돼 건강과 명예가 지켜질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문제를 법원이 인정하면서 신 전 부회장 측은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광윤사 최대주주 및 대표의 지위에 위협 요인이 발생했다.

이에 신 전 부회장이 세운 SDJ코퍼레이션의 관계자는 "즉시 항고절차를 밟아 상급법원의 판단을 받겠다"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 본인이 일관되게 성년후견에 대해 강력한 거부의사를 표명해 온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SDJ 관계자는 "각종 병원진료기록 등 의사 및 전문가들의 검증자료에서도 사건본인의 판단능력의 제약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자료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재판부가 한정후견개시결정을 내려 비록 한정적이라고는 하나 그 행위능력을 제한하는 데 승복할 수 없다"며 "즉시 항고절차를 밟아 상급법원의 판단을 받겠다"고 밝혔다.

한편, 신 회장 측은 일본에서 신 전 부회장의 광윤사 지분 획득과 대표 선임이 모두 효력이 없다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일본 법원에서 한국에서의 후견 개시 사실을 참고해 신 회장이 승리한다면 신 전 부회장은 대표이사 및 최대주주 자격을 모두 잃게 된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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