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본업 '소리'로 돌아간 SKT…"음성으로 차세대 플랫폼 개척"

입력 2016-08-31 15:33 수정 2016-08-31 15:43
음성 인식·언어 처리 기술 2011년부터 준비
차세대 플랫폼은 음성 UI 기반될 것

연계 서비스 늘리고 기술 개발 지속
T맵 T전화 11번가 잇는 허브 역할 기대
전용 기기 내일 출시

31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박일환 SK텔레콤 디바이스지원단장이 음성인식 기반 인공지능 서비스 '누구’(NUGU)'를 소개하고 있다. / 사진=SK텔레콤 제공

[ 박희진 기자 ] 영화 '아이언맨'엔 인공지능(AI) 집사 로봇 '자비스'가 등장한다. 주인공의 말을 알아듣고 시키는 일을 척척 해내는 만능 일꾼이다.

현실에서도 비슷한 친구가 나왔다. 이름은 '누구'. 누군가 필요한 순간 누구든 돼준다는 의미다. 상냥한 목소리의 이 친구를 눈으로 볼 수는 없다. 원통형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로만 존재를 확인할 뿐이다.

SK텔레콤이 개발한 AI 서비스 '누구'는 음성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이용자의 다양한 요구를 수행한다. 영화 속 로봇처럼 사람과 자유롭게 대화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가전을 작동시키거나 날씨 정도는 거뜬히 알려준다.

31일 SK텔레콤은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음성인식 기반 AI 서비스인 누구를 시연했다. 스피커 앞에서 "가을에 어울리는 음악을 들려줘" "공기청정기를 틀어줘" "오늘 날씨를 알려줘" 라고 대화하듯 말하자 그대로 서비스를 실행했다.

SK텔레콤은 차세대 플랫폼을 음성 사용자환경(UI)이 주도할 것으로 내다보며 일찍이 관련 기술을 준비해왔다. 화면을 터치하는 UI가 스마트폰 중심의 플랫폼을 만든 것처럼 음성인식 기술이 새로운 플랫폼을 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박일환 SK텔레콤 디바이스지원단장은 "그동안 IT 업계를 보면 마우스를 클릭하고, 화면을 터치하는 등 특정 UI가 등장했을 때 플랫폼이 함께 만들어졌다"며 "UI가 직관적일 수록 관련 기기가 많았다는 점에서 음성인식 기반 플랫폼은 기존 플랫폼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누구의 첫 번째 전용 기기로 가정용 스피커를 선보였다. 다음달 1일부터 판매를 시작하며, 구매자는 가입 통신사와 상관 없이 누구를 이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향후 웨어러블이나 로봇 등 신규 서비스에 최적화된 여러 형태의 기기를 선보일 계획이다.

김성한 SK텔레콤 디바이스기획본부장은 "초기 음성 UI는 스마트폰 등 일부 기기에 제한적으로 적용돼 확산되지 못했다"며 "누구는 대중들이 일상에서 음성인식 기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누구에 적용된 음성인식 및 언어 처리 기술을 모두 자체 개발했다. 소리 관련 원천기술 확보라는 목표를 갖고 오랫동안 투자해온 결과다.

이형희 SK텔레콤 사업총괄은 "이동통신사 SK텔레콤의 본업은 소리를 전달하는 것"이라며 "소리와 관련된 원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을 반영해 2011년부터 자연어 처리 분야의 연구를 강화해왔다"고 설명했다.

향후엔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이들 기술을 외부에 개방하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등과 함께 누구의 연계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의 서비스들과 연계해 쇼핑, 배달음식 준문, 길안내 관련 기능도 추가한다. 이를 통해 누구는 T맵, T전화, B tv, 11번가 등 파편화된 기존 서비스들을 연결해주는 허브 역할을 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다국어 처리, 화자 구별, 다중 문장 인식 기능 등을 개발해 서비스 완성도를 높일 계획이다.

누구는 딥러닝 기술이 적용돼 데이터가 쌓일 수록 스스로 진화하는 게 특징이다. 사람들이 많이 쓸 수록 AI가 이해하는 단어와 문장이 증가하고, 음성인식률이 높아지는 셈이다. SK텔레콤은 고객들의 사용 경험을 기반으로 실시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주간 단위 업데이트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박 단장은 "내년까지는 고객 경험 확산에 집중할 계획으로, 초기 이용자들이 많은 할인 혜택을 받도록 마케팅 전략을 짰다"며 "2019년까지 생활밀착형 플랫폼을 자리잡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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