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에드워드 호퍼의 '햇빛 속의 여인'

입력 2016-08-29 18:25 수정 2016-08-29 22:44

지면 지면정보

2016-08-30A2면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미국 사실주의 화가 에드워드 호퍼(1882~1967)는 20세기 미국인의 삶에 깃들인 고독과 상실감, 소외감을 화면에 담아내 가장 미국적인 화가로 평가받는다. 희망마저 고갈된 도시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 대한 그의 세심한 붓질은 영화감독 앨프리드 히치콕과 마틴 스코세이지에게 영향을 끼쳤다. 그의 대표작 13점을 다룬 영화 ‘셜리에 관한 모든 것’은 멜버른영화제에 초청돼 ‘커다란 스크린에서 빛을 발하는 미술과 영화의 호화롭고 완벽한 조화’라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주로 뉴욕에서 활동한 그는 밤의 사무실, 호텔 방 침대에 혼자 앉아 있는 여자, 극장 안내원 등을 소재로 다뤘다. 주인공들은 언제나 허무하거나 외롭다. ‘햇빛 속의 여인’의 여인은 고독하기 그지없다. 벌거벗은 채로 침대에서 막 일어난 여인은 그림 밖 관람객을 향해 옆으로 포즈를 취했다. 창문 밖에서 쏟아진 태양빛에 물든 여인의 모습은 빛과 그림자, 밝은 빛 속의 우울한 분위기가 묘하게 대조를 이루며 고독감을 초월한 불안감으로 다가온다. 인물의 표정이나 역할보다 텅 빈 방안에 새겨진 빛과 그림자를 활용해 현대인의 고독과 불안감을 잡아낸 게 이채롭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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