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산업부 기자/하노이·호찌민 realist@hankyung.com
“베트남 정부가 지속적으로 친기업 정책을 취하고 있어 성장 전망은 밝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LS전선아시아의 간담회에서 명노현 대표가 한 말이다. 다음달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 중인 LS전선아시아의 성장성을 설명하던 명 대표는 “가끔 베트남이 (한국보다) 더 기업친화적이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공산국가다. 하지만 조세 노동 통상 등 각종 정책에서 기업을 앞세운다. 법인을 세우면 법인세를 4년간 면제해주고, 이후 9년간은 절반을 빼준다. 해외 기업 유치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앞다퉈 도로, 전기 등 인프라를 깔고 있다.
노동 정책은 획기적이다. 근로자를 채용할 때 1년 단위로 3년간 고용해본 뒤 장기 노동계약을 맺는다. 초기 3년간 성과를 따져 세 번 해고할 수 있다. 최저임금 등 임금 정책을 정할 때 기업 의견을 최대한 수용한다. 이를 통해 최근 몇 년간 매년 12~13%가량 올리던 최저임금 인상률을 올해 8% 수준으로 낮췄다. 평균 나이 20대의 풍부한 노동력과 저렴한 인건비, 무섭게 성장하는 내수 시장은 덤이다. 기업 수출을 뒷받침하기 위한 통상 외교에도 적극적이다. 한국이 가입조차 못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고 있을 정도다.

한국은 다르다. 국회엔 야당 중심으로 법인세를 올리자는 세법 개정안이 여러 개 발의돼 있다. 과세표준 200억원 초과 기업에 대한 법인세율 22%를 25% 이상으로 높이자는 것이다. 베트남보다 나았던 기업 연구개발(R&D) 비용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도 줄고 있다. 2009년 대기업의 R&D 비용 세액공제율은 3~6%였으나 지난해 2~3%로 떨어졌다.

노동개혁도 몇 년째 헛바퀴 돌면서 사실상 해고가 불가능하다. 그러니 아예 신입부터 안 뽑는다.

이번에 방문한 베트남 남부 호찌민 록캉공단엔 LS전선아시아뿐 아니라 효성, LG생활건강 등 한국 기업들의 공장이 가득했다. 삼성전자는 몇 년 전부터 베트남으로 공장을 모으고 있다. LG전자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공단은 비어 가는데 베트남은 왜 꽉 차는지 냉정히 따져 볼 일이다.

김현석 기자/하노이·호찌민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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