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등에 파산재판소 설치
금융·교육·문화도 '개방 정책'
외국인 진입장벽 완화 추진
작년 여름 증시 급락 이후 경기부양과 금융시장 안정에 주력한 중국 정부가 최근 각종 경제구조개혁 정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실물경기와 금융시장이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 아래 중국 정부가 그동안 미뤄온 구조개혁 정책 실행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28일 분석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올해 2월 지급준비율을 인하한 이후 약 6개월간 추가 통화완화정책을 시행하지 않고 있는 것이 경제정책의 무게중심이 개혁 쪽으로 이동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꼽힌다. 인민은행은 2014년 들어 중국 경제성장률이 뚜렷한 둔화 조짐을 보이자 그해 11월 이후 1년여간 각 여섯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 인하와 지준율 인하를 단행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6.7%로 중국 정부의 연간 성장률 목표치(6.5~7.0%) 상단에 근접하자 자산시장 거품과 기업부채 급증을 우려해 통화정책 기조를 변경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좀비기업’ 청산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톈진 충칭 등 주요 도시에 파산재판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지방정부의 기업 구조조정 정책 시행을 압박하기 위해 특별 감찰조를 편성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또 이달 들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중복투자 해소 등을 골자로 하는 재정개혁, P2P(개인간) 대출을 비롯한 ‘그림자 금융’ 규제 강화 조치를 내놨으며, 교육·문화·금융 등 산업에서 외국인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진핑(習近平) 정부는 2013년 출범 이후 경제성장과 구조개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작년 7월 상하이증시 대폭락 이후 중국 정부에서 경기부양과 금융시장 안정이 최우선 과제가 되면서 각종 개혁 정책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블룸버그통신은 “실물경제가 지난 3월 이후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하고,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변동성도 축소되자 중국 정부 내에서 개혁파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개혁 행보는 오는 9월4일 항저우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G20 회의에서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 등에 구조개혁 의지가 여전히 강력하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중국 정부가 최근 서둘러 각종 개혁정책을 발표했을 수도 있다”고 풀이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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