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문학상의 올해 수상작과 본심 진출작을 묶은 단편집 《거기 있나요》(228쪽, 은행나무)가 나왔다.

수상작 ‘거기 있나요’는 과학자들의 진화실험을 소재로 인간의 폭력성을 비판한 작품이다. 과학자들이 인류 진화과정을 양자역학적 공간에서 재현하는 ‘진화동기재현연구’라는 실험을 하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쿼크(입자)의 서식처가 정해지고 태양이 생기며 진화가 시작된다. 쿼크는 사회를 형성하고 형벌체계, 계급구조 등을 형성한다. 하지만 실험을 주관하는 과학자 ‘광조교’의 개입으로 쿼크의 세상은 파괴된다. 낯설고 난해한 물리학 용어가 자주 나오지만 인간의 권력의지와 폭력이 진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라는 작가의 문제의식은 보편적이다.

본심에 올랐던 ‘새 보러 간다’(김금희) ‘음악 이전의 밤’(김태용) ‘스위치’(윤성희) ‘문주’(조해진) ‘반에 반의 반’(천운영) ‘눈으로 만든 사람’(최은미) ‘그해 여름 우리는’(한유주)도 함께 실렸다. 은행나무는 한국 문학을 널리 알리자는 상의 취지에 따라 책값을 5500원으로 싸게 매겼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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